FRENGLE COLUMN영어 표현

'아무거나 괜찮아',
그 말이 부담이 될 때

  • 2026.09.23
  • 영어 표현
  • 읽는 시간 약 6분

점심시간, 동료가 '오늘 뭐 먹을까요?'라고 물었을 때 아무거나 괜찮아요라고 답한 적이 있을 겁니다. 배려한다고 한 말인데, 정작 동료는 식당 이름을 두세 개 대며 눈치를 보고, 결국 혼자 메뉴를 정해야 했던 적이 있지 않나요.

'아무거나 괜찮아'는 상대를 편하게 해주려는 마음에서 나온 대답입니다. 그런데 이 말이 반대로 작용할 때가 있습니다.

SUMMARY

배려하려고 선택지를 넘겼는데, 상대는 오히려 혼자 정해야 하는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배려하려던 말
  • 무거워진 선택
  • 더 나은 답

01영어 표현

'아무거나'라는 배려의 함정

'아무거나 괜찮아'는 상대에게 결정을 미루지 않으려는 배려에서 나온 말이지만, 실제로는 선택의 책임을 통째로 상대에게 넘기는 말이라 더 고민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정을 하나 줄여준다'고 생각하며 던진 말인데, 상대 입장에서는 '진짜 아무거나 괜찮은 건지, 혹시 못 먹는 게 있는 건 아닌지' 신경 쓸 거리가 오히려 하나 늘어납니다. 선택지를 좁혀주지 않은 채 넘기면, 상대는 안전한 답을 찾느라 이것저것 제안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배려하는 사람'과 '결정하는 사람'이 나뉘는 게 아니라, 결정하는 부담만 한쪽으로 쏠립니다. 의도와 결과가 여기서 어긋납니다.

02영어 표현

정말 무선호일 때 생기는 일

공동으로 무언가를 정할 때 '선호가 없다'고 말하면, 상대는 그 말을 그대로 믿기보다 '숨겨진 선호가 있는데 밝히지 않는다'고 짐작해 결정을 더 어렵게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Kim, Zwebner, Barasch, Schrift의 연구에 따르면 무선호를 표현한 사람의 호감도와 만족도까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고, 정작 무선호라고 말한 사람은 이런 역효과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배려로 던진 말이 관계에 작은 마찰을 남길 수 있습니다.

무선호를 표현하면 상대는 '숨겨진 선호가 있는데 안 밝힌다'고 추론해 의사결정이 더 어려워진다.

Kim, Zwebner, Barasch & Schrift, 2023

뭐 먹을지 물었을 때, '아무거나 괜찮아'라고 답하면?

무선호로 답하면
  1. 상대는 숨은 선호가 있다고 짐작해요
  2. 혼자 정하는 부담을 떠안아요

오히려 더 피곤해합니다

하나를 짚어주면
  1. 선택지 중 하나를 짚어줘요
  2. 결정이 훨씬 쉬워져요

진짜 배려가 됩니다

Kim, Zwebner, Barasch & Schrift, 2023 — 무선호 표현은 공동 의사결정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03영어 표현

그럼 뭐라고 답해야 할까요

정말 선호가 없다면 범위를 살짝 좁혀주는 말을, 조금이라도 끌리는 게 있다면 가볍게 하나를 먼저 제안하는 말을 쓰면 상대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범위를 좁혀주고 싶다면 Anything but seafood, honestly.처럼 '이것만 빼고 다 좋다'는 식으로 답하면, 상대는 최소한의 기준 안에서 훨씬 편하게 고를 수 있습니다. 결정권 자체를 넘기고 싶다면 I'm easy — you pick!이 Anything is fine.보다 더 가볍게 들립니다. '나는 맞출 준비가 돼 있다'는 적극적인 뉘앙스가 담겨 있어서, 상대가 눈치를 볼 필요가 줄어듭니다.

먼저 제안하고 싶다면 How about pizza? Or were you thinking something else?처럼 구체적인 선택지 하나를 던지고 상대 의견을 되묻는 방식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이미 후보가 두세 개로 좁혀진 상황이라면 Either of those works for me. 정도로 답하는 게 딱 맞습니다. 이때는 진짜로 범위가 좁혀져 있어서 무선호 효과가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04영어 표현

실제 대화에서는 이렇게

'아무거나'라고 던진 뒤 상대가 계속 후보를 대야 하는 흐름이 보일 때, 하나를 짚어주는 말로 바꾸면 대화가 훨씬 가벼워집니다.

Riley저녁 메뉴를 정하는 친구
Riley

What do you want for dinner?

나

Anything is fine!

Riley

Okay... pizza? Or Korean food? Or should we just order chicken?

나

Oh, sorry — let's just do Korean, I'm kind of craving soondubu anyway.아, 미안, 그냥 한식 먹자. 순두부 땡기기도 하고.

Riley가 후보를 세 개나 늘어놓을 때 Anything is fine을 고집하는 대신 하나를 짚어주면, 대화는 한 번에 정리됩니다. 꼭 확고한 취향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 순간 떠오른 것' 하나면 됩니다.

참고 연구

  1. Kim, N. Y. J., Zwebner, Y., Barasch, A., & Schrift, R. Y. (2023). "You Must Have a Preference: The Impact of No-Preference Communication on Joint Decision Making."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60(1).

QFAQ

자주 묻는 질문

Q.'아무거나 괜찮아'는 배려 아닌가요?

배려하려는 의도는 맞지만, 상대는 종종 숨은 선호가 있다고 짐작해 오히려 더 신경 쓰게 됩니다. 연구에서도 무선호 표현이 상대의 결정 부담을 늘린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Q.그럼 anything이나 whatever는 아예 쓰면 안 되나요?

완전히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뒤에 좁혀줄 기준을 하나 덧붙이면(Anything but seafood처럼) 상대의 부담이 훨씬 줄어듭니다.

Q.either와 whatever는 어떻게 다른가요?

either는 보통 두 가지 선택지 중 아무거나 괜찮다는 뜻이라 범위가 좁고, whatever는 범위가 넓어 상황에 따라 다소 무심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끝다음 연습으로

다음엔 하나를 먼저 골라 보세요

'아무거나'라고 답하기 전에, 떠오르는 것 하나를 먼저 말해보세요. 프렌글 코치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는 이런 작은 선택의 순간에 쓸 표현도 함께 연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