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메일 한 통은
세 덩어리로 씁니다
빈 화면 앞의 40분
해외 거래처에 담당자가 바뀌었다고 알리는 메일 한 통을 쓰는 데 40분이 걸렸습니다. 첫 문장을 몇 번이나 지웠다 썼고, 한국어로 먼저 써 둔 메일을 한 문장씩 옮기다 보니 다섯 문단이 됐습니다. 보내고 나서 다시 읽어 보니, 다음 주에 통화하자는 말은 넷째 문단 한가운데에 있었습니다.
영어 이메일 쓰는 법은 한 통을 여는 말과 용건, 세부, 다음 행동과 맺음 세 덩어리로 나누는 데서 시작하면 쉬워집니다. 덩어리마다 할 일이 정해져 있어서, 빈 화면 앞에서 무엇부터 쓸지 고민할 일이 줄어듭니다.
이 글은 영어 이메일을 처음 쓰는 사람을 위한 짜임만 다룹니다. 제목줄, 첫 문장, 끝인사, 문법은 각각 따로 정리한 글이 있어 필요한 자리에서 이어 드립니다.
SUMMARY
영어 이메일 한 통은 ① 여는 말과 용건 ② 세부 ③ 다음 행동과 맺음 세 덩어리입니다. 쓸 때는 용건 한 줄과 다음 행동 한 줄을 먼저 정하고 그 사이를 세부로 채웁니다.
- ① 여는 말·용건
- ② 세부
- ③ 다음 행동·맺음
01막막한 이유
영어 이메일이 막막한 것은 문장보다 어디에 무엇을 쓸지 정해지지 않아서입니다
영어 이메일을 처음 쓸 때 막히는 곳은 대개 문장 실력보다 순서입니다. 첫 문장부터 완벽하게 쓰려 하거나 한국어로 쓴 메일을 한 문장씩 옮기다 보면, 문장은 길어지고 용건은 흐려집니다.
한국어 업무 메일은 인사, 소개, 근황, 배경을 지나 용건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순서를 그대로 둔 채 한 문장씩 영어로 옮기면 문장마다 수식어가 붙고, 받는 사람이 찾는 용건은 아래로 밀립니다. 이야기 속 통화 제안이 넷째 문단에 묻힌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한 문장씩 옮긴 문장은 이런 모양이 됩니다. 문법보다 길이와 순서가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옮긴 문장
I want to tell you that there is a change of your contact person.고친 문장I'll be your new contact from Monday.
“~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를 옮기면 용건 앞에 말이 한 겹 더 붙습니다. 바뀌는 사실을 주어와 동사로 바로 씁니다.
옮긴 문장
The shipment of March that you ordered in January is being prepared well without any problems.고친 문장Your March shipment is on schedule.
“문제없이 잘 준비되고 있다”는 on schedule이면 됩니다. 수식어를 줄이면 숫자와 날짜가 눈에 들어옵니다.
옮긴 문장
And also, the samples, I will send them on Thursday, and also the catalog.고친 문장I'll send the samples and the new catalog on Thursday.
같은 날 보내는 것은 한 문장에 묶습니다. and also로 이어 붙이면 무엇이 언제 가는지 흐려집니다.
옮긴 문장
Please contact me anytime if you need.고친 문장If you need anything before our call, just reply to this email.
“필요하시면”을 옮긴 if you need는 무엇이 필요한지가 빠져 끝이 끊깁니다. anything을 넣고 어떻게 연락하면 되는지 적습니다.
문장을 고치기 전에 자리부터 정하면 이런 문장은 처음부터 덜 나옵니다. 그 자리가 세 덩어리입니다.
02세 덩어리
영어 이메일 한 통은 여는 말과 용건, 세부, 다음 행동과 맺음 세 덩어리로 나뉩니다
첫 덩어리에서 누가 왜 쓰는지 밝히고, 둘째 덩어리에 용건에 필요한 정보를 담고, 셋째 덩어리에서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할지 정한 뒤 끝인사로 닫습니다. 덩어리마다 문단을 나누고 사이에 빈 줄을 둡니다.
이야기 속 메일을 세 덩어리로 다시 쓰면 이렇습니다. 내용은 같고, 자리와 길이만 바뀌었습니다.
- To
- Ms. Novak
- Subject
- New contact for your orders from Monday
① 여는 말·용건Dear Ms. Novak,
I'm Hyunwoo Lee from the sales team, and I'll be your new contact for orders from Monday, taking over from Jisoo Han.
② 세부Jisoo has walked me through your current orders. Your March shipment is on schedule, and I'll send the samples you asked about on Thursday.
② 세부I've attached the order list I'm working from. If anything looks different on your side, please let me know.
③ 다음 행동Could we have a 20-minute call next week to go over your spring orders? I'm free any afternoon from Tuesday to Thursday, your time.
③ 맺음Best regards,
Hyunwoo Lee
Sales Manager, [Company]
첫 덩어리만 읽어도 누가 왜 썼는지 알 수 있고, 마지막 덩어리만 읽어도 상대가 할 일이 보입니다. 세부가 두 문단이라 그 사이에도 빈 줄을 둡니다.
덩어리의 크기는 메일마다 다릅니다. 짧은 답장은 세 덩어리가 한 줄씩일 수도 있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주로 가운데 세부이고, 앞뒤 덩어리는 대개 한두 줄로 짧게 둡니다.
| 메일 | ① 여는 말과 용건 | ② 세부 | ③ 다음 행동과 맺음 |
|---|---|---|---|
| 짧은 답장 | 한 줄 | 없거나 한 줄 | 한 줄과 이름 |
| 보통 업무 메일 | 한두 줄 | 한두 문단 | 한두 줄과 끝인사 |
| 긴 안내 메일 | 두 줄과 다룰 내용 예고 | 번호나 소제목으로 나눈 여러 문단 | 할 일 목록과 끝인사 |
03① 여는 말과 용건
첫 덩어리는 호칭과 인사 한 줄, 용건 한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첫 덩어리에는 호칭과 짧은 인사, 그리고 왜 메일을 쓰는지 한 문장이 들어갑니다. 처음 연락하는 상대라면 내가 누구인지를 용건 문장 안에 함께 넣습니다.
용건 문장은 틀 몇 개로 대부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메일의 목적에 맞는 틀을 고르고 뒤에 이번 용건을 넣습니다. 상황별 첫 문장은 첫 문장 표현을 모은 글에 더 있습니다.
- I'm writing to let you know that…~를 알려 드리려고 메일 드립니다.소식이나 바뀐 사실을 전할 때
- I'm writing to ask whether…~인지 여쭤보려고 메일 드립니다.확인하거나 물어볼 것이 있을 때
- Here is a quick update on…~의 진행 상황을 간단히 알려 드립니다.진행 중인 일을 공유할 때
- As we discussed on the phone,전화로 말씀 나눈 대로,통화나 회의에서 이어지는 메일일 때
세부에 다룰 것이 두 가지 이상이면 용건 문장 자리에 몇 가지를 다룰지 먼저 알립니다. 받는 사람은 읽기 전에 분량을 가늠합니다.
KEY LINE
This email covers two things: a shipping update and a question about spring orders.04② 세부
세부 덩어리에는 용건에 필요한 정보만, 한 문단에 한 가지씩 씁니다
세부에는 상대가 용건을 이해하거나 처리하는 데 필요한 날짜, 숫자, 배경만 넣습니다. 한 문단에 한 가지 이야기만 두고, 세 가지가 넘으면 번호나 글머리표로 나눕니다.
세부 덩어리는 쓸 말이 가장 많아서 가장 길어지기 쉽습니다. 넣을지 말지 망설여지는 문장이 있으면, 받는 사람이 그 문장 없이도 용건을 처리할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처리할 수 있다면 뺍니다.
- Here are the details: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세부를 번호나 글머리표로 나누기 직전에
- A bit of background:배경을 조금 말씀드리면,상대가 사정을 모를 때, 배경을 한두 문장으로 줄여 쓸 때
- I've attached our spring catalog for reference.참고용으로 봄 카탈로그를 첨부했습니다.첨부 파일이 무엇인지 한 줄로 알릴 때
글머리표 한 줄은 완전한 문장이 아니어도 됩니다. 다만 줄마다 같은 꼴로 맞춥니다. 모두 명사로 시작하거나 모두 동사로 시작하면 한눈에 읽힙니다.
05③ 다음 행동과 맺음
마지막 덩어리에는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할지 쓰고 끝인사로 닫습니다
마지막 덩어리에서 상대에게 부탁할 일이나 내가 할 다음 일을 기한과 함께 한 문장으로 쓰고, 끝인사와 이름으로 닫습니다. 답이 필요 없는 메일이라면 그 사실을 적습니다.
다음 행동 문장에는 세 칸이 들어갑니다.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입니다. 상대가 할 일이면 Could you로 묻고, 내가 할 일이면 I’ll로 알립니다. 둘 다 있으면 순서대로 이어 씁니다.
KEY LINE
Once you confirm the date, I'll send a calendar invite.- Could you confirm your spring quantities by Friday?봄 주문 수량을 금요일까지 확정해 주실 수 있을까요?상대가 할 일, 기한과 함께
- I'll follow up on Monday with the final numbers.월요일에 최종 수치를 정리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내가 할 다음 일을 알릴 때
- No reply needed. This is just to keep you posted.답장은 안 주셔도 됩니다. 진행 상황을 알려 드리려는 메일입니다.공유만 하는 메일의 마지막 줄
다음 행동 아래에 끝인사와 이름을 붙이면 세 덩어리가 끝납니다. 상대와 관계에 따라 끝인사를 고르는 법은 끝인사를 정리한 글에 따로 있습니다.
06쓰는 순서와 점검
쓸 때는 용건 한 줄과 다음 행동 한 줄부터 정하고, 보내기 전에는 덩어리마다 따로 봅니다
읽는 순서와 쓰는 순서는 달라도 됩니다. 용건 한 문장과 다음 행동 한 문장을 먼저 쓰고 그 사이를 세부로 채운 뒤, 보내기 전에 덩어리마다 한 가지씩 확인합니다.
빈 화면에서 첫 문장부터 다듬으면 그 문장에서 멈춥니다. 뼈대 두 줄을 먼저 써 두면 메일이 어디로 가는지 정해져서 나머지는 채우기만 하면 됩니다.
- 용건 한 문장왜 쓰는지를 영어 한 문장으로 적습니다. 첫 덩어리의 뼈대입니다.
- 다음 행동 한 문장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할지 적습니다. 마지막 덩어리의 뼈대입니다.
- 세부 채우기두 문장 사이에 상대가 알아야 할 날짜, 숫자, 배경만 넣습니다.
- 인사와 끝인사호칭과 인사, 끝인사와 이름을 앞뒤에 붙입니다.
- 제목줄본문을 다 쓴 뒤 용건 문장을 줄여 제목으로 씁니다.
제목줄을 쓰는 법과 보내기 전 3분 문법 점검은 각각 따로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짜임만 봅니다.
초안을 봐 준 동료와의 대화
I read your draft. Everything's in there, but I had to read it twice.초안 읽어 봤어요. 필요한 내용은 다 있는데, 두 번 읽어야 했어요.
Is it too long?너무 길어요?
Not really. The call request is buried in paragraph four. Move it to the end, on its own.그렇진 않아요. 통화하자는 말이 넷째 문단에 묻혀 있어요. 맨 끝으로 따로 빼세요.
So why I’m writing first, then the details, then what I need from her?그러니까 왜 쓰는지 먼저, 다음에 세부, 마지막에 그분께 바라는 것이요?
Exactly. Three chunks, with a blank line between them.맞아요. 세 덩어리로, 사이사이 빈 줄을 두고요.
빠진 내용은 없었습니다. 순서를 바꾸고 빈 줄을 넣는 것으로 충분한 메일이었습니다.
영어 이메일 쓰는 법에서 가장 먼저 정할 것은 문장이 아니라 자리입니다. 용건 한 줄과 다음 행동 한 줄이 정해지면, 그 사이에 넣을 세부도 저절로 좁혀집니다.
아래 목록은 진단 도구가 아니라, 최근에 쓴 영어 메일을 떠올리며 보내기 전에 덩어리마다 무엇이 비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는 목록입니다.
보내기 전 세 덩어리 점검
0 / 6
해당하는 항목을 눌러 체크해 보세요.
끝다음 연습으로
이번 주에는 메일 한 통을 뼈대 두 줄부터
이번 주에 보낼 영어 메일 한 통은 용건 한 문장과 다음 행동 한 문장부터 써 보세요. 두 줄이 정해지면 그 사이에 세부를 채우고, 앞뒤에 인사와 끝인사를 붙입니다. 보내기 전에는 덩어리 사이에 빈 줄이 있는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QFAQ
자주 묻는 질문
Q.영어 이메일은 어떤 순서로 쓰나요?
읽는 사람에게는 여는 말과 용건, 세부, 다음 행동과 맺음 순서로 보여 줍니다. 쓸 때는 용건 한 문장과 다음 행동 한 문장을 먼저 정하고, 그 사이에 세부를 채운 뒤 인사와 끝인사를 붙이면 막히는 일이 줄어듭니다.
Q.영어 이메일 쓰는 법을 처음 배울 때 무엇부터 연습하면 되나요?
용건을 한 문장으로 쓰는 연습부터 하면 됩니다. I’m writing to let you know that…처럼 용건을 여는 틀 몇 개를 정해 두고, 메일마다 그 틀에 이번 용건을 넣어 보세요. 첫 덩어리가 정해지면 나머지 두 덩어리도 따라옵니다.
Q.영어 이메일은 얼마나 길게 써야 하나요?
정해진 길이는 없고 용건에 필요한 만큼이면 됩니다. 짧은 답장은 세 덩어리가 각각 한 줄일 수도 있고, 안내 메일은 세부가 여러 문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첫 덩어리와 마지막 덩어리는 한두 줄로 짧게 둡니다.
Q.영어 이메일을 한국어로 먼저 쓰고 번역해도 되나요?
한국어로 메모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다만 완성한 한국어 메일을 한 문장씩 옮기면 수식어가 길어지고 용건이 흐려지기 쉽습니다. 덩어리마다 한국어로 한 줄씩 메모한 뒤 그 메모를 영어 한두 문장으로 쓰면 짧고 분명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