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연락하는 거래처에는
연락한 이유부터 말합니다
“협력하고 싶습니다”에 돌아온 한 줄
전시회에서 명함을 받은 바이어에게 첫 메일을 보냈습니다. 설립 연도와 인증, 공장 규모를 두 문단에 걸쳐 적고 마지막 줄을 “We hope to cooperate with your company.”로 닫았습니다. 이틀 뒤 온 답장은 한 줄이었습니다. “Thanks. What exactly are you proposing?”
해외 거래처에 처음 보내는 메일은 내가 누구인지 설명하는 글이 아니라, 상대가 답장해 볼 이유를 만드는 글입니다. 상대는 나를 모르고, 받은 편지함에는 읽을 메일이 쌓여 있습니다.
이 글은 서로 모르는 상대와 관계를 여는 말만 다룹니다. 자기소개의 틀(역할·경력)과 메일 첫 줄 문장 모음은 따로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SUMMARY
첫 연락은 나는 누구인지 한 줄, 왜 이 사람인지, 상대가 할 일 하나만 담고, 상대를 부르는 이름은 상대가 쓰는 이름에 맞춥니다.
- 나는 누구
- 왜 당신에게
- 다음 한 걸음
01첫 연락의 3요소
첫 연락에는 나는 누구인지, 왜 당신인지, 다음 한 걸음만 담습니다
처음 연락받는 사람은 “왜 나한테 온 메일인가”를 먼저 읽습니다. 나 한 줄, 연락한 이유 한 줄, 요청은 작은 것 하나로 쓰면 답장할 이유가 생깁니다.
한 통을 세 칸으로 나눕니다. 내가 누구인지 한 줄, 왜 이 사람인지 한 줄, 상대가 다음에 할 일 하나입니다. 소개받은 거래처에 보내는 첫 메일이라면 이렇습니다.
- To
- Daniel Brooks
- Subject
- Intro from Priya Shah: lunch boxes for fall
인사Hello Mr. Brooks,
나I'm Hana Choi, and I handle overseas sales at a Seoul-based maker of stainless-steel lunch boxes.
왜 당신Priya Shah suggested I reach out. She mentioned you're looking at new suppliers for your fall lineup.
다음 한 걸음Would you be open to a short call in the next couple of weeks? I can send our catalog first, if you'd like.
끝인사Best regards,
Hana Choi
제목줄과 셋째 줄의 소개한 사람 이름이 열어 볼 이유가 됩니다.
회사 이야기는 둘째 줄의 한 문장이 전부입니다. 대신 요청은 크기를 따집니다. 큰 부탁은 답이 미뤄지고 작은 부탁은 한 줄로 답할 수 있으니, 첫 메일은 위쪽 세 칸에서 고릅니다.
- 자료를 보내도 되는지Would it be okay if I sent over our catalog?
- 맞는 담당자 묻기Could you point me to the right person on your team?
- 짧은 통화Would you have 15 minutes for a call next week?
- 직접 만나기(몇 번 오간 뒤)Could we meet in person when you're in Seoul next month?
KEY LINE
I'm reaching out because I think our lunch boxes could be a good fit for your fall lineup.첫 메일의 목표는 계약이 아니라 답장입니다. 상대가 예나 아니오를 한 줄로 쓸 수 있으면 제 역할을 다 한 것입니다.
02소개 경로
첫 문장은 상대와 어떻게 이어졌는지로 정합니다
소개받았다면 소개한 사람의 이름, 전시회에서 만났다면 그때 나눈 이야기, 홈페이지에서 봤다면 내가 본 한 가지가 첫 문장입니다. 아무 연결이 없으면 짧게 쓰겠다는 약속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I hope this email finds you well.”로 시작하면 이 메일이 어디서 왔는지가 사라집니다. 상대가 가장 궁금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이어졌느냐입니다.
| 경로 | 첫 문장 | 믿을 근거가 되는 것 |
|---|---|---|
| 소개받음 | Priya Shah thought you might be interested in what we make, so she suggested I write to you. | 아는 사람의 이름. 제목줄에도 넣는다 |
| 전시회에서 만남 | It was great meeting you at the trade show in Chicago last week. I'm following up on the samples we talked about. | 실제로 나눈 이야기와 약속한 일 |
| 홈페이지·자료 | I came across your site while researching stores that carry reusable lunch boxes. | 내가 직접 본 구체적인 한 가지 |
| 아무 연결 없음 | Your new fall lineup caught my eye, and I think we might be able to help. | 이 사람이어야 하는 이유 한 줄 |
KEY LINE
I know we haven't met, so I'll keep this short.소개해 준 사람의 이름은 제목줄과 첫 문단에 씁니다. 써도 되는지는 보내기 전에 그분께 물어 두세요.
03이름과 호칭
상대를 부르는 이름은 상대가 쓰는 이름에 맞춥니다
처음에는 Mr./Ms.와 성으로 시작하고, 상대가 이름으로 서명하거나 답장을 Hi로 시작하면 같은 방식으로 옮깁니다. 한국식 직함(과장님·팀장님)은 영어 호칭으로 거의 쓰지 않습니다.
영어권 직장은 처음부터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나라와 업종, 상대의 직급에 따라 다릅니다. 확신이 없으면 한 단계 격식 있게 시작하고 상대를 따라갑니다.
| 상황 | 첫 인사 | 고르는 이유 |
|---|---|---|
| 이름과 성별을 알고, 처음 연락한다 | Hello Mr. Brooks, / Dear Ms. Alvarez, | Mr./Ms.와 성이 무난합니다. Dear 쪽이 조금 더 격식 있게 읽힙니다 |
| 소개한 사람이 이름으로 불렀거나, 상대가 이름으로 서명했다 | Hi Daniel, | 상대가 정한 거리에 맞춥니다 |
| 성별이나 읽는 법을 모르는 이름이다 | Hello Jamie Lee, | 호칭 없이 이름 전체를 쓰면 틀릴 일이 없습니다 |
여성에게는 본인이 달리 밝히지 않았다면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Ms.를 씁니다. 한국어 습관이 새어 나오는 곳은 대개 아래 세 군데입니다.
어색
Dear Manager Brooks,자연Dear Mr. Brooks,
“브룩스 과장님”처럼 직함으로 부르는 것은 한국어의 방식입니다. 업무 메일에서 Manager나 Director를 호칭으로 쓰는 일은 드뭅니다(Dr.·Professor는 예외).
어색
I'm Ms. Choi, an Assistant Manager in the overseas sales team.자연I'm Hana Choi, and I handle overseas sales.
자기 이름 앞에는 Mr.·Ms.를 붙이지 않습니다. 대리·과장 같은 직급은 번역해도 위치가 전해지지 않으니 맡은 일로 풀어 줍니다.
어색
Best regards, Choi Hana자연Best regards, Hana Choi
성을 앞에 쓰면 상대가 Choi를 이름으로 알고 Hi Choi,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영어권에서는 이름, 성 순서로 읽습니다.
내 이름은 첫 인사에서 직접 알려 줍니다.
- I'm Hana Choi. Please call me Hana.최하나입니다. 하나라고 불러 주세요.첫 인사, 이름으로 부르게 하고 싶을 때
- Is it okay if I call you Daniel?다니엘이라고 불러도 될까요?통화나 미팅에서 상대의 서명을 못 봤을 때
- Please, call me Dan.그냥 댄이라고 불러 주세요.상대가 이렇게 답하면 그다음부터 Dan으로 부릅니다
04통화·첫 미팅
첫 통화와 첫 미팅은 이름, 지금 괜찮은지, 시차 한 마디로 엽니다
통화는 이름과 소속, 지금 통화해도 되는지, 걸리는 시간을 먼저 말합니다. 스몰토크는 시차나 날씨 한두 마디면 충분하고, 이 시간에 할 일을 알려 주며 본론으로 넘어갑니다.
메일로 인사한 사이와 목소리로 처음 만나는 사이는 시작이 다릅니다. 전화는 상대가 하던 일을 멈추고 받는 것이라, 용건보다 지금 통화해도 되는지를 먼저 묻습니다.
- Hi Daniel, this is Hana Choi calling from Seoul. Is now still a good time?서울에서 전화드리는 최하나입니다. 지금도 통화 괜찮으실까요?미리 정한 시간에 거는 첫 통화
- Hi Daniel, this is Hana Choi from Seoul. I'm following up on my email. Do you have a minute?서울의 최하나입니다. 보내 드린 메일 건으로 전화드렸어요. 잠깐 시간 되실까요?메일을 보낸 뒤 처음 거는 전화
- This should only take about ten minutes.십 분 정도면 끝날 겁니다.용건을 꺼내기 전, 걸리는 시간을 알릴 때
- Is this your first time in Seoul?서울은 처음이세요?방문한 상대와 처음 만났을 때
KEY LINE
I know it's early where you are, so thank you for making time.첫 1분은 대면이든 화상회의든 비슷합니다. 서로 확인하고, 날씨나 시차를 한두 번 주고받고, 이 시간에 할 일을 알려 줍니다.
시차가 있는 첫 화상회의, 첫 1분
Hi Hana! Good to finally put a face to the name.안녕하세요, 하나 씨! 드디어 얼굴을 보네요.
Likewise! Thanks for joining so early.저도요! 이른 시간에 들어와 주셔서 감사해요.
Ha, I'm on my second coffee. How's the weather in Seoul?하하, 커피 두 잔째예요. 서울 날씨는 어때요?
Cool and clear. Fall finally showed up. I'll keep my intro to a minute, and then I'd love to hear what you're looking for.선선하고 맑아요. 드디어 가을이 왔어요. 제 소개는 1분만 하고, 어떤 걸 찾고 계신지 듣고 싶습니다.
날씨에 한 줄로 답한 뒤 곧바로 이 시간에 할 일을 알리면 스몰토크가 끝나는 지점이 생깁니다.
나이나 결혼 여부를 묻는 한국식 대화는 영어권 업무 자리에서 사적인 질문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소재는 날씨·여행·일로 둡니다.
첫 30초는 글로 정해 두어도 소리 내면 달라지기 쉽습니다. 프렌글은 원어민 강사와 Google Meet로 1:1 수업을 하는데, 이런 첫 1분을 역할극으로 말해 보고 그 자리에서 고칠 수 있습니다.
05회사 소개와 실수
첫 메일이 길어지는 건 회사 소개가 요청보다 앞에 오기 때문입니다
회사 소개는 무엇을 만들고 누구와 일하는지, 상대와 어떤 관련인지 한 문장이면 됩니다. 연혁·인증·수상은 상대가 물을 때나 첨부로 돌리고, 본문은 작은 요청 하나로 닫습니다.
한국어 첫 메일은 회사를 소개하고 협력을 부탁하는 차례가 자연스럽습니다. 그대로 옮기면 상대는 요청에 닿기 전에 읽기를 멈춥니다. 소개는 세 덩어리로 줄입니다.
We're a Seoul-based maker of stainless-steel lunch boxes,무엇을 하는 회사인가and most of our customers are retailers in Japan and Vietnam,누구와 일하는가(확인할 수 있는 사실)so I thought our products might be a good fit for your stores.상대와의 연결
마지막 덩어리가 있어야 회사 소개가 자랑이 아니라 연락한 이유가 됩니다.
다른 업종이라면 이렇게 바뀝니다.
- We make industrial sensors in Korea, mostly for factories in Southeast Asia.저희는 한국에서 산업용 센서를 만들고, 주로 동남아시아 공장에 공급합니다.제조사, 공급처를 함께 밝힐 때
- We're a small agency that localizes mobile games for the Korean market.저희는 모바일 게임을 한국 시장에 맞게 현지화하는 작은 에이전시입니다.서비스업, 하는 일만 담백하게
- I'm on the buying side at a Korean home-goods retailer.한국 생활용품 유통사에서 구매를 맡고 있습니다.사는 쪽일 때, 내가 고객임을 먼저 알린다
어색
Our company was established in 1998 and has grown into a leading manufacturer.자연We make bicycle parts in Daegu and ship to distributors in Germany and Australia.
설립 연도는 아직 궁금하지 않은 정보입니다. leading은 확인할 수 없어 광고 문구로 읽힙니다.
어색
We hope to cooperate with your company.자연I'd like to see whether our parts could work for your e-bike line.
“협력하고 싶습니다”를 옮긴 문장입니다. 무엇을 함께 하자는 말이 없어 답할 길이 없습니다.
어색
I hope you will give us a good chance.자연Would you be open to a short call to see if there's a fit?
“기회를 주십시오”는 큰 결정을 맡기는 말입니다. 가볍게 답할 요청으로 바꿉니다.
회사 소개서는 첨부하고 본문에는 한 줄만 씁니다. “I’ve attached a one-page overview in case it’s useful.”
끝으로 첫 연락을 돌아보는 목록입니다. 진단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점검하는 목록이니, 해당하는 항목만 눌러 보세요.
내 첫 연락 점검
0 / 5
해당하는 항목을 눌러 체크해 보세요.
끝다음 연습으로
이번 주에는 첫 연락 메일 한 통의 첫 두 문장만 다시
곧 보낼 또는 이미 보낸 첫 연락 메일 한 통을 고르세요. 첫 두 문장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와 왜 이 사람인지로 다시 쓰고, 마지막 줄은 작은 요청 하나로 바꿔 보세요.
QFAQ
자주 묻는 질문
Q.해외 거래처에 첫 메일을 보낼 때 자기소개는 어디까지 써야 하나요?
이름, 맡은 일, 회사가 하는 일을 각각 한 문장 안쪽으로 씁니다. 연혁·인증·수상은 상대가 물을 때 답하거나 첨부로 돌리고, 본문은 왜 연락했는지와 다음 한 걸음에 씁니다.
Q.처음 연락하는 거래처에는 Dear Mr.로 써야 하나요, Hi와 이름으로 써야 하나요?
처음에는 Hello Mr. Brooks나 Dear Mr. Brooks처럼 Mr./Ms.와 성으로 시작해도 무난합니다. 상대가 이름으로 서명하거나 답장을 Hi로 시작하면 같은 방식으로 옮기고, 소개한 사람이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다면 처음부터 Hi Daniel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Q.담당자 이름을 모를 때도 Dear Sir or Madam으로 쓰나요?
요즘은 Hello purchasing team처럼 부서나 팀 이름을 넣는 쪽이 자연스럽습니다. Dear Sir or Madam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예스럽게 들리는 편입니다. 가능하면 회사 홈페이지의 팀 소개 페이지에서 담당자 이름을 먼저 찾아보세요.
Q.해외 거래처에 처음 전화할 때는 영어로 뭐라고 시작하나요?
이름과 전화를 건 곳을 밝히고, 지금 통화해도 되는지를 먼저 묻습니다. Hi Daniel, this is Hana Choi calling from Seoul. Is now still a good time?처럼 시작하고, 용건 한 줄과 걸리는 시간을 알려 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