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를 바꾸기 전에,
교재를 쓰는 방식부터 바꿉니다
장바구니에 담은 새 교재
퇴근 후 회화 교재를 한 과씩 푼 지 넉 달째입니다. 대화문은 다 알아듣고 빈칸 문제도 거의 맞히는데, 지난달에 끝낸 과를 떠올려 보면 입으로 나오는 문장이 없습니다. 주말에 새 교재를 장바구니에 담다가, 넉 달 동안 책을 덮고 말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영어회화 독학이 제자리걸음일 때는 교재나 앱을 바꾸기 전에 쓰는 방식부터 바꿔 봅니다. 같은 재료를 덮고 말하는 쪽으로 쓰고, 2주에 한 번 남의 귀를 빌리고, 달라졌는지는 2주 실험으로 확인합니다.
교재를 바꾸면 처음 몇 과 동안은 새로워서 공부가 되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책을 덮은 뒤에 하는 일이 그대로면 새 교재도 몇 주 뒤 같은 자리에서 멈추기 쉽습니다. 독학으로 어디까지 되는지는 따로 정리한 글이 있고, 이 글은 이미 혼자 공부하고 있는데 몇 달째 같은 자리를 도는 경우만 다룹니다.
SUMMARY
독학이 멈추면 책은 그대로 두고 덮은 뒤에 하는 일을 바꿉니다. 재료마다 눈으로 하던 단계 하나를 입으로 바꾸고, 2주에 한 번 피드백을 넣은 뒤 덮고 말한 문장 수로 확인합니다.
- 멈춘 신호 읽기
- 덮고 말하기
- 피드백 한 번
- 2주 실험
01멈춘 신호
독학이 멈췄다는 신호는 진도표가 아니라 책을 덮은 뒤에 보입니다
진도와 출석은 쌓이는데 지난달에 공부한 문장이 입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독학이 제자리를 도는 중입니다. 이때 흔히 재료를 바꾸지만, 신호마다 바꿔 볼 곳은 따로 있습니다.
독학은 진도가 눈에 보여서 멈춘 것을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한 과를 끝낼 때마다 체크 표시가 늘고, 앱은 연속 학습 일수를 세어 줍니다. 멈춘 신호는 그 숫자 바깥, 책을 덮고 난 뒤에 나타납니다.
| 신호 | 흔히 하는 대응 | 바꿔 볼 곳 |
|---|---|---|
| 교재를 끝내도 앞 과의 문장이 입으로 나오지 않는다 | 더 좋아 보이는 교재를 산다 | 같은 교재를 덮고 말하는 쪽으로 쓰기 |
| 영상과 오디오는 매일 보는데 소리 낸 날은 드물다 | 더 재미있는 채널을 찾는다 | 재료마다 한 단계를 입으로 바꾸기 |
| 내 문장이 자연스러운지 몇 달째 모른다 | 문법책을 처음부터 다시 본다 | 2주에 한 번 남의 귀 빌리기 |
| 공부 시간을 늘려도 달라진 것이 없다 | 시간을 더 늘린다 | 바꾼 것 하나를 2주 실험으로 확인하기 |
표의 가운데 칸은 모두 재료를 바꾸거나 시간을 늘리는 대응입니다. 오른쪽 칸은 가진 재료를 쓰는 방식을 바꾸는 대응입니다. 이 글은 오른쪽 칸을 차례로 다룹니다.
02쓰는 방식
새 교재를 사기 전에 지금 교재를 덮고 말하고, 내 이야기로 바꿔 끼웁니다
교재 한 과를 읽고 뜻을 확인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책을 덮고 핵심 문장을 말해 보고, 그 문장의 틀에 내 이야기를 끼워 다시 말합니다. 같은 과를 쓰는 방식만 바꿔도 덮은 뒤에 남는 문장이 달라집니다.
교재 한 과에는 대개 그 과의 중심이 되는 문장 틀이 몇 개 있습니다. 그 틀을 그대로 외우면 교재 속 장면에서만 쓰이고, 틀에 내 이야기를 끼워 말하면 내 대화에서 쓰입니다.
I've been meaning to틀 · 그대로 둔다 (해야지 하면서 못 한 일)try that new bakery무엇을 · 내 일로 바꾼다near the station.어디서 · 빼거나 바꾼다
틀만 남기고 칸을 바꾸면 I’ve been meaning to call my old roommate. 같은 내 문장이 됩니다. 바꾼 문장은 책을 덮고 소리 내어 세 번 말합니다.
교재에 자주 나오는 틀을 몇 개 골라 내 생활로 바꿔 끼워 본 예입니다. 언제 칸의 틀만 남기고 나머지는 내 일로 바꿔 말해 보세요.
- I ended up staying home all weekend.결국 주말 내내 집에 있었어요.end up -ing · 계획과 다르게 흘러간 일
- It's been a while since I last went to the gym.헬스장 마지막으로 간 지 꽤 됐어요.It's been a while since · 오랜만인 일
- I'm still getting used to my new commute.새 출퇴근길에 아직 적응하는 중이에요.get used to · 익숙해지는 중인 일
- What I like about my neighborhood is how quiet it is at night.우리 동네에서 좋은 건 밤에 조용하다는 거예요.What I like about ~ is ~ · 좋은 점 하나 짚기
- I was about to leave when my manager called.나가려던 참에 팀장님이 전화했어요.be about to ~ when ~ · 막 하려던 순간 생긴 일
한 과를 끝낼 때 핵심 문장 두세 개의 한국어 뜻만 쪽지에 적어 책 사이에 끼워 두세요. 다음 공부는 책을 펴기 전에 그 쪽지만 보고 영어로 말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막힌 문장만 책에서 확인합니다.
독학이 멈췄을 때 먼저 손볼 곳은 어떤 책을 고르느냐보다 책을 덮은 뒤의 몇 분입니다. 같은 과라도 덮고 말해 본 날에는 입에 남는 문장이 생기기 쉽습니다.
03입으로 꺼내기
보고 듣던 재료마다 눈으로 하던 단계 하나를 입으로 바꿉니다
대화문은 한 사람 역할을 맡아 내 줄을 가리고 말하고, 연습 문제는 문장 전체를 소리 내어 풀고, 영상은 등장인물이 질문할 때 멈추고 내가 대신 답합니다. 재료와 순서는 그대로 두고, 눈으로 하던 단계 하나를 입으로 하는 단계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독학 재료는 대부분 보고 듣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따로 정하지 않으면 공부하는 동안 입을 쓸 일이 거의 생기지 않습니다. 재료를 바꾸지 않아도, 늘 하던 단계 가운데 하나를 소리 내어 하는 단계로 바꿀 수 있습니다.
| 재료 | 지금 흔히 하는 방식 | 입으로 꺼내는 방식 |
|---|---|---|
| 교재 대화문 | 읽고 뜻을 확인한다 | 한 사람 역할을 맡아 내 줄은 손으로 가리고 말한다 |
| 연습 문제 | 빈칸에 단어를 써 넣는다 | 빈칸을 채운 문장 전체를 소리 내어 말한다 |
| 영상과 오디오 | 끝까지 보고 다음 편으로 넘어간다 | 등장인물이 질문하면 멈추고 내가 대신 답한다 |
| 문법 설명 | 규칙과 예문을 읽는다 | 그 규칙으로 내 이야기 두 문장을 말한다 |
역할 맡아 말하기는 상대 줄을 소리 내어 읽거나 음원으로 틀고, 내 줄이 올 때만 책을 가리는 식으로 합니다. 막히면 가린 손을 잠깐 떼고 보고, 다시 가린 채 그 줄을 처음부터 말합니다. 두 번 돌면 역할을 바꿉니다.
영상 멈추고 대신 답하기는 질문이 나오는 장면에서 일시정지를 누르는 것이 전부입니다. 등장인물이 “So what are you going to do now?” 하고 물으면, 그 인물이 하는 대답을 듣기 전에 내가 먼저 답해 봅니다. 정답은 없고, 내 대답과 실제 대답이 어떻게 다른지가 남습니다.
04피드백 한 번
혼자 만든 문장은 2주에 한 번 남에게 들려주고 세 군데만 고쳐 받습니다
덮고 말한 문장을 1분쯤 녹음해 두었다가 2주에 한 번 영어를 잘하는 사람에게 들려주고, 가장 어색한 세 군데만 짚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범위를 좁혀 부탁하면 듣는 사람도 부담이 적고, 고칠 거리도 분명해집니다.
혼자 하는 공부에서 가장 오래 비어 있는 것이 남의 귀입니다. 문법책으로 맞고 틀린 것은 가릴 수 있어도, 한국어를 옮긴 티가 나는 문장은 혼자 읽어서는 잘 걸리지 않습니다. 매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2주에 한 번, 정해 둔 사람에게 짧게 받으면 됩니다.
KEY LINE
Could you point out the three things that sound least natural?1분 녹음을 대학 동기에게 보낸 메신저 대화
Can I ask you a quick favor? I recorded myself talking about a trip I'm planning.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내가 계획 중인 여행 얘기를 녹음해 봤거든.
Sure, send it over. Anything you want me to listen for?그럼, 보내 봐. 특히 들어 줬으면 하는 거 있어?
Could you point out the three things that sound least natural?가장 어색하게 들리는 세 군데만 짚어 줄래?
Just listened. The big one: say “to recharge” instead of “for refresh.” I sent the other two as a voice memo.방금 들었어. 제일 큰 건 “for refresh” 대신 “to recharge”라고 하는 거. 나머지 둘은 음성 메모로 보냈어.
That's so helpful. I'll practice those this week.진짜 도움 된다. 이번 주에 그거 연습할게.
세 군데로 좁혀 부탁하니 답이 금방 왔고, 2주 동안 고칠 거리도 세 개로 분명해졌습니다. 다음 녹음은 그 세 군데를 고친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부탁할 때 쓰기 좋은 말들입니다. 상대가 강사든 동료든 친구든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 Do you have five minutes this week to listen to a short recording?이번 주에 짧은 녹음 하나 들어 줄 5분 있으세요?피드백을 부탁하며 먼저 시간을 물을 때
- No need to fix everything. Just the big ones.다 고칠 필요는 없어요. 큰 것만요.부담을 덜어 주며 범위를 정할 때
- Is there anything here that sounds like a direct translation?여기서 번역한 티가 나는 데가 있을까요?한국어를 옮긴 듯한 문장이 걱정될 때
- Which of these would you say differently?이 가운데 다르게 말하실 게 있어요?문장 여러 개를 한꺼번에 보여 줄 때
- Thanks. I'll work on these and send you another one in two weeks.고마워요. 이거 연습해서 2주 뒤에 하나 더 보낼게요.고쳐 받은 뒤 다음 약속을 잡을 때
혼자 쓴 문장 가운데 남의 귀에 흔히 걸리는 것은 틀린 문장보다 한국어를 옮긴 문장입니다. 뜻은 통해서 혼자서는 고칠 이유를 못 찾습니다.
어색
I have a plan to visit my parents this weekend.자연I'm planning to visit my parents this weekend.
“계획이 있다”를 그대로 옮긴 꼴입니다. 말로는 be planning to나 I’m visiting…처럼 현재진행형으로 말합니다.
어색
Yesterday I was so tired, so I slept early.자연I was so tired yesterday that I went to bed early.
so를 두 번 겹치지 않고 so … that으로 잇습니다. “일찍 잤다”는 went to bed early가 자연스럽습니다.
어색
I'll go to the mart for buying snacks.자연I'll go to the store to get some snacks.
목적은 for -ing보다 to + 동사로 말합니다. 동네 가게는 미국 영어로 store(영국 영어로는 shop)라고 하고, mart는 주로 가게 이름에 붙습니다.
어색
Please tell me your opinion about this.자연What do you think about this?
틀린 문장은 아니지만 말로 하면 지시처럼 딱딱하게 들립니다. 대화에서는 묻는 꼴이 자연스럽습니다.
프렌글에서 듀얼케어(수업 + 매일 카톡)를 고르면, 수업이 없는 날에도 코치가 카카오톡으로 질문을 보내고 학습자가 답한 문장을 직접 확인해 고쳐 줍니다. 자동 응답이 아니라 같은 코치가 계속 맡아서, 혼자 하는 공부 사이에 남의 눈이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052주 실험
바꾼 것이 통했는지는 2주 뒤 덮고 말한 문장 수로 확인합니다
시작하는 날 기준이 되는 숫자를 하나 세어 두고, 2주 뒤 같은 방식으로 다시 세어 견줍니다. 숫자는 최근 공부한 과의 핵심 문장 열 개 가운데 한국어 뜻만 보고 영어로 나온 개수입니다.
엄밀한 실험은 아닙니다. 다만 느낌 대신 숫자 하나를 남겨 두면, 2주 뒤에 계속할지 다른 것으로 바꿀지를 고를 근거가 생깁니다. 교재와 공부 시간은 그대로 두고 앞에서 다룬 것 가운데 하나만 바꿉니다.
- 0일기준 세기지난 한두 주 사이에 공부한 과에서 핵심 문장 열 개를 골라, 한국어 뜻만 보고 영어로 말합니다. 나온 개수를 적습니다.
- 0일바꿀 것 고르기덮고 말하기, 한 단계를 입으로 바꾸기, 피드백 한 번 가운데 하나를 고르고 무엇이 달라질지 한 줄로 적습니다.
- 1~13일그대로 지내기고른 것 하나만 바꾸고 나머지는 평소대로 합니다. 날마다 몇 분을 썼는지만 적어 둡니다.
- 14일다시 세기실험 첫 주에 공부한 과에서 핵심 문장 열 개를 골라 같은 방식으로 말하고 개수를 셉니다.
- 15일정하기개수가 늘었으면 그 방식을 이어 가고, 그대로면 다른 것 하나로 바꿔 다시 2주를 지냅니다.
피드백 한 번을 고른 2주라면 실험 끝에 같은 사람에게 녹음을 한 번 더 보내 봅니다. 숫자와 함께 남의 귀로 들은 변화까지 남습니다.
KEY LINE
Does this sound any better than the one I sent you two weeks ago?아래 항목은 진단 도구가 아니라, 지금 내 독학이 재료를 쓰는 방식에서 어디가 같은 자리를 돌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는 목록입니다.
내 독학이 같은 자리를 도는 방식
0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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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다음 연습으로
이번 주에는 지난 과의 핵심 문장 열 개 세기부터
이번 주에는 새 과로 넘어가기 전에, 지난 한두 주 사이에 공부한 과에서 핵심 문장 열 개를 골라 한국어 뜻만 보고 말해 보세요. 나온 개수를 공책 맨 앞에 적어 두면, 그날이 2주 실험의 0일입니다. 바꿀 것은 그다음에 하나만 고릅니다.
QFAQ
자주 묻는 질문
Q.영어회화 독학이 늘지 않으면 교재를 바꿔야 하나요?
교재보다 쓰는 방식을 먼저 바꿔 보세요. 같은 교재라도 덮고 핵심 문장을 말해 보고, 문장 틀에 내 이야기를 끼워 다시 말하면 덮은 뒤에 남는 문장이 달라집니다. 2주 동안 해 보고도 그대로일 때 교재를 다시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Q.영어회화 독학 교재는 어떻게 공부해야 말하기에 도움이 되나요?
대화문은 한 사람 역할을 맡아 내 줄을 가리고 말하고, 연습 문제는 빈칸만 채우지 말고 문장 전체를 소리 내어 말합니다. 다음 과로 넘어가기 전에는 앞 과의 문장 틀에 내 이야기를 끼워 먼저 말해 봅니다.
Q.혼자 영어 공부할 때 피드백은 어떻게 받나요?
1분쯤 녹음하거나 문장 몇 개를 적어 두었다가 2주에 한 번 영어를 잘하는 사람에게 보여 주세요. 다 고쳐 달라고 하기보다 가장 어색한 세 군데만 짚어 달라고 하면 부탁하기도 쉽고 고칠 거리도 분명해집니다.
Q.독학 방법을 바꾼 효과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느낌보다 숫자 하나로 확인하는 쪽이 분명합니다. 바꾸기 전에 최근 공부한 과의 핵심 문장 열 개를 한국어 뜻만 보고 영어로 말해 몇 개가 나오는지 적어 두고, 2주 뒤 같은 방식으로 다시 세어 비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