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을 묻기 전에
목적 · 수준 · 시간대를 적습니다
선배가 권한 곳
회식 자리에서 옆자리 선배에게 화상영어 추천을 부탁했더니, 1년째 듣고 있다는 곳을 망설임 없이 알려 줬습니다. 그대로 시작했는데 첫 주 수업은 여행 계획과 주말 이야기로 채워졌습니다. 제가 준비해야 했던 것은 다음 달부터 들어가는 본사와의 주간 통화였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선배는 신혼여행 전에 말문을 트려고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화상영어 추천을 받기 전에 정해 둘 것은 목적, 지금 수준과 약점, 쓸 수 있는 시간대와 예산 범위 세 가지입니다. 추천은 추천한 사람의 이 세 가지에 맞춘 답이라서, 내 것을 먼저 적어 두어야 그 답이 나에게도 맞는지 가릴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업체를 추천하거나 순위를 매기지 않습니다. 세 가지를 한 줄씩 정하는 법과, 정한 뒤 추천을 걸러 듣는 질문만 다룹니다. 강사의 국적과 주당 횟수는 따로 정리한 글이 있어 한 줄씩만 짚습니다.
SUMMARY
추천을 묻기 전에 목적, 수준과 약점, 시간대와 예산 범위를 한 줄씩 적고, 추천을 들으면 그 사람의 세 가지가 내 세 줄과 겹치는지 되묻습니다.
- 목적 한 장면
- 막히는 순간 하나
- 시간대와 예산
- 추천 걸러 듣기
01추천이 빗나가는 이유
남의 추천이 빗나가는 것은 추천이 틀려서보다 질문이 달라서입니다
추천은 “그 사람에게 좋았다”는 말입니다. 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어느 수준에서, 어느 시간대에 들었는지가 함께 오지 않으면 나에게도 맞을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추천을 부탁하면 대개 이름 하나와 짧은 이유 하나가 돌아옵니다. “강사가 친절해요”, “시간 맞추기 편해요” 같은 이유입니다. 말한 사람에게는 사실이지만, 어떤 상황에서 그렇게 느꼈는지는 빠져 있습니다.
“친절해요”도 왕초보에게는 천천히 말하고 기다려 준다는 뜻일 수 있고, 회의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틀려도 웬만하면 넘어가 준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왕초보에게 장점이던 것이 회의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운 점이 됩니다.
| 추천에 흔한 말 | 빠져 있는 것 | 나에게 맞는지 보려면 |
|---|---|---|
| 강사가 친절해요 | 틀린 말을 얼마나 고쳐 주는지 | 나에게 필요한 것이 맞춰 주는 수업인지, 고쳐 주는 수업인지 |
| 수업이 재밌어요 | 수업 시간에 주로 무엇을 했는지 | 그 시간의 대화가 내 목적과 이어지는지 |
| 시간 맞추기 편해요 | 그 사람이 듣던 요일과 시간대 | 내가 쓸 수 있는 시간대에도 강사가 있는지 |
| 부담 없이 들었어요 | 그 사람의 예산과 한 달 횟수 | 내 예산 범위로 몇 달을 이어 갈 수 있는지 |
표의 오른쪽 칸은 모두 내 쪽 질문이고, 목적과 수준·약점, 시간대·예산 셋으로 모입니다. 이 세 가지를 먼저 정해 두면 추천을 받는 순간 대어 볼 자가 생깁니다.
02첫째, 목적
목적은 업무·여행·시험·말 트기 가운데 하나를 고르고, 장면 하나로 좁힙니다
목적은 네 가지 가운데 지금 가장 급한 하나를 고르고, “본사와 하는 주간 통화에서 진행 상황 말하기”처럼 날짜나 자리가 있는 장면 하나로 좁힙니다. 장면이 있어야 수업에서 무엇을 연습할지가 정해집니다.
“영어를 잘하고 싶어서”는 목적이라기보다 바람에 가깝습니다. 이 말만으로는 추천하는 사람도, 첫 수업의 강사도 무엇부터 해야 할지 정하기 어렵습니다. 업무, 여행, 시험, 말 트기 가운데 하나를 고른 뒤 그 안에서 정해진 자리가 있는 장면을 하나 찾습니다.
업무라면 회의나 출장처럼 영어를 써야 하는 자리가, 여행과 시험이라면 날짜가 이미 있습니다. 말 트기는 장면 대신 “문장을 다 짜 두지 않고 입을 떼기”처럼 달라지고 싶은 모습을 적습니다.
정한 목적은 영어 한 줄로도 적어 둡니다. 추천을 부탁할 때는 한국어로 붙이고, 수업을 고른 뒤에는 첫 수업에서 강사에게 그대로 말하면 됩니다.
- I'm starting to travel for work, and I need to handle small talk at client dinners.출장을 다니기 시작해서, 거래처와 저녁 먹는 자리에서 가벼운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해요.업무 · 영어를 쓸 자리가 이미 있을 때
- I'm taking my first solo trip in the spring, and I want to handle check-ins and ordering by myself.봄에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가는데, 체크인이나 주문 정도는 혼자 해내고 싶어요.여행 · 떠나는 날짜가 있을 때
- I have a speaking test in two months, and I tend to run out of things to say.두 달 뒤에 말하기 시험이 있는데, 할 말이 금방 떨어지는 편이에요.시험 · 시험 날짜와 막히는 곳을 함께
- I've studied English for years, but I've hardly ever spoken it.영어 공부는 오래 했는데, 말로 해 본 적은 거의 없어요.말 트기 · 장면보다 입을 떼는 것이 먼저일 때
I want to be able to되고 싶은 모습give a quick project update무엇을 · 업무 안의 일 하나on our weekly call with the head office.어디서 · 이미 정해진 자리
“업무 영어” 대신 무엇을, 어디서 할지를 넣었습니다. 장면이 바뀌면 가운데와 끝 덩어리만 갈아 끼웁니다.
목적을 적었다면 “영어”라는 말을 빼고 읽어 보세요. “영어를 잘하고 싶다”에서 영어를 빼면 “잘하고 싶다”만 남지만, “본사 주간 통화에서 진행 상황 말하기”는 할 일이 그대로 남습니다. 할 일이 남아야 목적입니다.
03둘째, 수준과 약점
수준과 약점은 등급 대신 가장 자주 막히는 순간 하나로 적습니다
수준은 “중급” 같은 등급보다 “질문이 이어지면 대답이 늦다”처럼 가장 자주 막히는 순간 하나로 적습니다. 막히는 순간이 다르면 같은 칭찬을 받은 수업도 나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같은 “중급”이라도 듣기에서 먼저 막히는 사람, 알아듣고도 대답이 늦은 사람,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수준을 장면별로 재는 방법은 따로 정리한 글이 있으니, 여기서는 막히는 순간 하나만 고릅니다.
막히는 순간이 정해지면 어떤 추천이 맞는지도 달라집니다. 대답이 늦은 사람에게 “강사가 말을 많이 해 줘서 편했다”는 추천은 거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말할 차례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같은 실수가 굳은 사람에게는 “편하게 수다만 떨었다”는 말보다 “틀린 문장을 다시 말하게 했다”는 말이 더 쓸모 있습니다.
- I'm fine with things I've practiced, but I struggle when I have to think on my feet.연습해 둔 말은 괜찮은데, 즉석에서 생각해 말해야 하면 힘들어요.즉석 대답에서 막힐 때
- I know the words, but they don't come out fast enough.단어는 아는데 입에서 빨리 안 나와요.아는 것과 말하는 것 사이가 멀 때
- I keep making the same mistakes because nobody ever corrects me.아무도 고쳐 주지 않아서 같은 실수를 계속해요.실수가 굳었을 때
- When people talk fast, I lose track after a sentence or two.상대가 빨리 말하면 한두 문장 뒤에 흐름을 놓쳐요.듣기에서 먼저 막힐 때
KEY LINE
I can follow most of what people say, but it takes me a while to answer.수준을 영어로 말할 때는 한국어를 그대로 옮긴 문장이 자주 나옵니다. 첫 수업 전에 한 번 다듬어 두세요.
어색
My level is beginner.자연I'm pretty much a beginner when it comes to speaking.
level을 주어로 세우면 어색합니다. 나를 주어로 두고 말하기라는 범위를 붙이면 더 정확합니다.
어색
I'm weak in speaking.자연Speaking is my weak spot.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말하기에 약하다”를 그대로 옮긴 꼴입니다. 약한 곳을 콕 짚어 말할 때는 weak spot이 더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어색
I can hear English, but I can't speak.자연I can understand a fair amount, but I have trouble speaking.
hear는 소리가 귀에 들린다는 뜻입니다. 알아듣는다는 말은 understand로 합니다.
어색
I have a phobia about English.자연I get really nervous when I have to speak English.
phobia는 공포증이라는 무거운 말입니다. 말할 때 긴장된다는 뜻이면 nervous가 맞습니다.
04셋째, 시간대와 예산
시간대는 요일과 시각까지 적고, 예산은 몇 달을 이어 갈 수 있는지로 봅니다
시간대는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요일과 시각으로 적고, 그 시각에 원하는 강사를 잡을 수 있는지까지 봅니다. 예산은 한 달 상한을 정하되, 그 범위로 몇 달을 이어 갈 수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저녁에 아무 때나”라고 적어 두면 시작한 뒤에 빠지는 날이 늘어나기 쉽습니다. 야근이 잦은 사람에게 저녁은 가장 정하기 어려운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지킬 수 있는 요일과 시각을 골라 적고, 피할 시간대도 이유와 함께 적어 둡니다.
원어민 강사와 하는 수업이라면 강사가 사는 곳의 시간대도 변수입니다. 한국의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강사가 넉넉한 곳도 있고 드문 곳도 있어서, 추천을 들을 때 그 시간에 원하는 강사를 잡을 수 있었는지 따로 묻습니다.
- Weekday mornings before eight work best for me.평일 아침 8시 전이 가장 좋아요.시간대 · 요일과 시각까지
- I can squeeze in twenty minutes at lunch, but that's about it.점심에 20분은 낼 수 있는데, 그 이상은 어려워요.한 번의 길이 · 낼 수 있는 틈의 크기
- I'd like to keep this going for at least six months.적어도 여섯 달은 이어 가고 싶어요.예산 · 금액 대신 이어 갈 기간으로
예산은 금액 하나보다 한 달 상한과 이어 갈 기간을 같이 적습니다. 같은 예산도 한 번의 길이와 주당 횟수에 따라 버틸 수 있는 달 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주에 몇 번이 알맞은지는 따로 다룬 글로 넘기고, 여기서는 “한 달 상한”과 “최소 몇 달” 두 칸만 채웁니다.
KEY LINE
I'd rather do shorter lessons that I can actually keep up with.세 줄은 수업을 고른 뒤 첫 수업에서도 그대로 쓰입니다
So, what made you decide to take lessons?그래서, 수업을 듣기로 한 이유가 뭐예요?
I'm joining a weekly call with our head office next month, and I'll need to give updates.다음 달부터 본사와 하는 주간 통화에 들어가는데, 진행 상황을 말해야 해요.
Got it. And when you speak in meetings now, where do you usually get stuck?그렇군요. 지금 회의에서 말할 때는 주로 어디서 막혀요?
When someone asks a follow-up question. I need a few seconds, and by then the conversation has moved on.누가 이어서 질문할 때요. 몇 초가 필요한데, 그사이에 이야기가 넘어가 버려요.
That's really useful to know. Then let's practice short updates, and I'll throw in questions you won't see coming.그걸 알면 도움이 많이 돼요. 그럼 짧게 보고하는 연습을 하고, 예상 못 한 질문을 중간중간 던질게요.
강사가 먼저 물은 것은 목적과 막히는 곳이었습니다. 세 줄을 적어 둔 덕분에 바로 답했고, 첫 수업의 처음 몇 분이 그대로 수업 계획이 됐습니다.
05추천 걸러 듣기
추천을 부탁할 때는 세 줄을 먼저 보이고, 추천을 들으면 그 사람의 세 가지를 되묻습니다
“괜찮은 데 있어요?” 한마디 대신 내 목적과 막히는 순간, 시간대를 붙여 물으면 추천이 처음부터 내 쪽으로 좁혀집니다. 추천을 들으면 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어느 수준에서, 몇 시에 들었는지 되묻고 세 줄에 대어 봅니다.
- 세 줄 적기목적 장면 하나, 막히는 순간 하나, 요일·시간대와 예산 범위를 적습니다.
- 세 줄 붙여 묻기세 줄을 붙여 “이런 경우엔 어디가 맞았나요?”로 묻습니다.
- 이유 되묻기추천마다 그 사람의 목적, 시작할 때의 수준, 듣던 시간대를 묻습니다.
- 세 줄에 대어 보기둘 이상이 나와 다르면 참고로만 두고, 겹치는 곳만 후보로 남깁니다.
부탁하는 글은 이 정도면 됩니다. “다음 달부터 본사 주간 통화에서 진행 상황을 말해야 합니다. 알아듣기는 하는데 질문이 이어지면 대답이 늦습니다. 평일 아침 8시 전 20분, 적어도 여섯 달은 이어 가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 맞았던 곳이 있을까요?” 상황이 비슷한 사람은 답하기 쉽고, 다른 사람은 스스로 빠집니다.
추천이 돌아오면 이름보다 이유를 묻습니다. 그 수업으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시작할 때 영어로 어디까지 말했는지, 몇 시에, 한 번에 몇 분씩, 몇 달을 들었는지. 세 답을 내 세 줄 옆에 적어 보면 어느 추천이 나와 비슷한 길을 걸었는지 보입니다.
셋이 다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목적이 같고 시간대만 다르면 그 시간대에 강사가 있는지만 따로 알아보면 됩니다. 목적과 수준이 모두 다르면 칭찬이 많아도 나에게는 다른 수업일 가능성이 큽니다.
가장 많이 추천받은 곳이 아니라, 추천한 사람의 세 가지가 내 세 줄과 가장 많이 겹치는 곳이 후보입니다.
아래 항목은 진단 도구가 아니라, 화상영어 추천을 받기 전에 세 줄이 채워져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는 목록입니다.
추천을 받기 전, 내 세 줄은 채워져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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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다음 연습으로
이번 주에는 추천을 묻기 전에 세 줄부터
이번 주에 화상영어 추천을 부탁하기 전에 메모장에 세 줄을 적어 보세요. 목적 장면 하나, 막히는 순간 하나, 요일·시간대와 예산 범위입니다. 부탁하는 글에 이 세 줄을 그대로 붙이고, 돌아온 추천마다 그 사람의 세 가지를 하나씩 물어 옆에 적어 두면 됩니다.
QFAQ
자주 묻는 질문
Q.화상영어 추천을 받을 때 무엇부터 정해야 하나요?
목적, 지금 수준과 약점, 쓸 수 있는 시간대와 예산 범위 세 가지를 먼저 정합니다. 목적은 장면 하나로, 약점은 막히는 순간 하나로, 시간은 요일과 시각까지 적어 두면 받은 추천이 나에게 맞는지 가릴 수 있습니다.
Q.친구가 추천한 화상영어가 저한테는 안 맞는 이유가 뭔가요?
추천은 추천한 사람의 목적, 수준, 시간대에 맞춘 답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수업이라도 여행 전에 말문을 트려던 사람과 회의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다르게 쓰입니다. 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어느 수준에서, 몇 시에 들었는지 물어보세요.
Q.화상영어 예산은 어떻게 정하나요?
한 달에 쓸 수 있는 상한을 정하고, 그 범위로 몇 달을 이어 갈 수 있는지 함께 봅니다. 한 번의 길이와 주당 횟수에 따라 같은 예산으로 이어 갈 수 있는 기간이 달라지므로, 길이와 횟수와 기간을 한 줄에 같이 적어 두세요.
Q.화상영어 추천 글에서 가장 많이 나온 곳을 고르면 되나요?
많이 나온 곳보다 추천한 사람의 상황이 내 세 가지와 겹치는 곳을 고르는 편이 맞습니다. 추천이 많다는 것은 여러 사람에게 좋았다는 뜻이지, 내 목적과 시간대에 맞는다는 뜻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