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부터 말하고,
숫자는 되읽습니다
3분 뒤에 돌아온 한 줄
처음 들어간 해외 협력사와의 화상회의에서 포장 디자인 수정본을 금요일까지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디자이너 휴가와 인쇄소 일정부터 설명하느라 3분 가까이 말했는데, 상대가 마지막에 물은 것은 한 줄이었습니다. “So, is that a yes or a no?”
비즈니스 영어를 처음 업무에 쓰기 전에는 표현을 많이 외우기보다 다섯 가지 원칙을 먼저 챙기면 됩니다. 질문에는 답부터 말하고, 문장은 짧게 끊고, 정중함은 문장 구조로 만들고, 숫자와 날짜는 되읽고, 모르는 것은 그 부분만 짚어 묻습니다.
이 글은 장면을 가리지 않고 통하는 원칙만 다룹니다. 업무 장면별로 문장을 익히는 순서는 따로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SUMMARY
답부터, 짧게, 질문 꼴로 말하고 숫자와 날짜는 되읽습니다. 모르는 것은 그 부분만 짚어 묻습니다.
- 답부터
- 짧게 끊기
- 질문 꼴
- 되읽고 묻기
01답부터
질문을 받으면 사정보다 답을 첫 마디로 말하고, 이유는 그 뒤에 붙입니다
영어 업무 대화에서 질문한 사람은 대개 첫 마디에서 답을 기다립니다. 예, 아니요, 숫자, 날짜 가운데 하나로 먼저 답하고, 사정과 이유는 그다음 문장으로 넘깁니다.
한국어로는 사정을 먼저 풀고 결론을 마지막에 두는 쪽이 정중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 순서를 영어로 옮기면 듣는 사람은 끝까지 가야 답을 알고, 중간에 “그래서 된다는 건가” 하고 다시 묻게 됩니다.
Not by Friday,답 · 첫 마디로but we can do Monday,대안because our designer is out until Wednesday.이유 · 맨 뒤에
이유를 빼도 답과 대안만으로 대화는 이어집니다. 상대가 이유를 궁금해하면 그때 덧붙여도 됩니다.
답이 깔끔하지 않을 때도 순서는 같습니다. 조건이 붙는 답이면 “네” 다음에 조건을 바로 붙입니다.
KEY LINE
Yes, but only if we get the final text by Tuesday.- No, not this week. The earliest we can do is next Wednesday.아니요, 이번 주는 어렵습니다. 가장 빨라야 다음 주 수요일입니다.안 되는 답 · 안 된다는 말 다음에 가장 빠른 날
- About three weeks. Two for production and one for shipping.3주 정도입니다. 생산에 2주, 배송에 1주입니다.기간을 묻는 질문 · 숫자 먼저, 내역은 뒤에
- The second one. It's slower, but it's the one we can actually deliver.두 번째 안입니다. 더 느리지만 저희가 실제로 해낼 수 있는 안입니다.둘 중 고르라는 질문 · 고른 것 먼저, 이유는 뒤에
02짧게 끊기
“~했는데, ~해서”로 이어지는 한국어 문장은 이어지는 자리마다 끊어 말합니다
한국어는 연결 어미로 문장을 길게 이어 가지만, 그대로 옮기면 and와 so가 줄줄이 붙은 영어 문장이 됩니다. 이어지는 자리에서 마침표를 찍으면 듣는 사람이 하나씩 받아들이고, 말하는 나도 길을 잃지 않습니다.
말하다가 길을 잃는 것은 문장이 길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어로 “확인했는데, 문제가 있어서, 물어봤는데…”처럼 머릿속에서 이어진 문장을 영어 한 문장에 담으려 하면, 세 번째 and쯤에서 처음에 하려던 말이 흐려집니다.
어색
I checked the file, and there was a problem on page 3, so I asked the designer, but she is on vacation, so it will take time.자연I checked the file. There's a problem on page 3. The designer is on vacation, so the fix will take a few days.
이어지는 자리마다 끊었습니다. so는 원인과 결과를 묶는 한 번만 남깁니다.
어색
Because the budget was cut last month and also the team members changed, the launch is delayed.자연The launch is delayed. Our budget was cut last month, and we had some team changes, too.
이유를 길게 쌓은 뒤 결과를 말하는 순서입니다. 결과를 먼저 말하고 이유는 뒤에 붙입니다.
어색
About tomorrow's meeting, the time is changed to 3 p.m. and the place is changed to Room B.자연Quick change for tomorrow's meeting: it's now at 3 p.m. in Room B.
“~ 건은”으로 화제부터 꺼내고 바뀐 것을 하나씩 늘어놓은 문장입니다. 바뀐 것만 모아 짧게 말합니다.
말하기 전에 몇 문장으로 말할지 먼저 정해 두세요. “세 문장으로 말한다”고 정하면 문장 하나에 넣을 내용이 저절로 줄어듭니다.
03질문 꼴
정중함은 please 한 단어보다, 질문 꼴과 could·would 같은 문장 구조에서 나옵니다
please를 붙이면 말투는 부드러워지지만 문장은 여전히 명령문입니다. 말로 일을 부탁할 때는 질문 꼴로 바꾸고 can보다 한 걸음 물러선 could·would를 쓰면, 상대에게 고를 여지가 생깁니다.
같은 부탁을 다섯 가지 구조로 세워 보면 이렇습니다. 위로 갈수록 지시에 가깝고, 아래로 갈수록 상대에게 고를 여지를 줍니다.
- 명령문Send me the shipping schedule.선적 일정표 보내 주세요.
- please만 붙인 명령문Please send me the shipping schedule.선적 일정표 보내 주세요.
- 질문 꼴Can you send me the shipping schedule?선적 일정표 보내 줄 수 있어요?
- 조동사를 한 걸음 뒤로Could you send me the shipping schedule when you have a moment?시간 되실 때 선적 일정표 보내 주실 수 있을까요?
- 가능한지를 묻기Would it be possible to get the shipping schedule by Thursday?목요일까지 선적 일정표를 받을 수 있을까요?
한국어로는 1칸과 2칸이 똑같이 “보내 주세요”여서, please만 붙이면 충분히 정중해졌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please는 말투를 누그러뜨리지만 문장은 여전히 명령문이라, 말로 동료나 윗사람에게 일을 부탁할 때는 3칸부터가 더 부탁처럼 들립니다. 메일에서는 Please send me ~나 Please let me know처럼 please로 시작하는 문장도 흔히 쓰고, 무례하게 읽히지 않습니다.
질문 꼴 말고도 한 걸음 물러서게 하는 구조가 있습니다.
- I wanted to check whether the contract is ready to sign.계약서가 서명할 준비가 됐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과거형 wanted · 지금 묻는 일이지만 한 걸음 물러설 때
- Is there any chance we could start ten minutes later?혹시 10분 늦게 시작할 수 있을까요?any chance · 상대가 거절할 틈을 남길 때
- Would you be okay with sharing the draft before Friday's meeting?금요일 회의 전에 초안을 공유해 주셔도 괜찮을까요?Would you be okay with ~ing · 상대의 동의를 물을 때
04되읽기
숫자는 만 단위를 thousand로 옮겨 말하고, 듣고 난 숫자와 날짜는 되읽어 확인합니다
한국어는 네 자리씩, 영어는 세 자리씩 끊어 세기 때문에 큰 숫자에서 0이 하나 빠지거나 더 붙기 쉽습니다. 숫자와 날짜를 들은 뒤에는 단위까지 되읽고, 마지막에는 글로 한 번 더 남깁니다.
“3만 개”를 말하다 three thousand가 나오거나, thirty thousand를 듣고 3천으로 받아 적는 실수는 세는 단위가 달라서 생깁니다. 자주 쓰는 숫자는 미리 짝을 맞춰 두면 그 자리에서 계산할 일이 줄어듭니다. 아래는 미국식 읽기이고, 영국에서는 one hundred and fifty thousand처럼 hundred 뒤에 and를 넣어 읽습니다.
| 한국어 | 숫자 | 영어로 읽기 |
|---|---|---|
| 1만 | 10,000 | ten thousand |
| 3만 | 30,000 | thirty thousand |
| 15만 | 150,000 | one hundred fifty thousand |
| 100만 | 1,000,000 | one million |
| 2억 | 200,000,000 | two hundred million |
KEY LINE
Thirty thousand, not three thousand, right?날짜는 숫자보다 달 이름으로 씁니다. 04/03은 미국에서는 4월 3일로,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는 3월 4일로 읽힐 수 있습니다. 말로 확인한 숫자와 날짜는 회의가 끝난 뒤 메일로 한 줄 더 남겨 둡니다.
화상회의에서 들은 수량을 되읽은 장면
We'll need 30,000 units by the 20th.20일까지 3만 개가 필요합니다.
So that's thirty thousand units by the 20th of this month?그러니까 이번 달 20일까지 3만 개 맞죠?
Right. Actually, make it 32,000. We just added two stores.맞아요. 아, 3만 2천으로 해 주세요. 매장이 두 곳 늘었거든요.
Got it. Thirty-two thousand by the 20th. I'll confirm that by email after the meeting.알겠습니다. 20일까지 3만 2천 개. 회의 끝나고 메일로 한 번 더 확인드릴게요.
Perfect. Thanks for double-checking.좋아요. 다시 확인해 줘서 고마워요.
되읽은 덕분에 상대가 바뀐 수량을 그 자리에서 말해 주었습니다. 말로 확인한 숫자를 메일로 한 번 더 남기는 것까지가 확인입니다.
- Is that thirty thousand in total, or per store?3만이 전체 수량인가요, 매장당 수량인가요?숫자가 무엇을 센 것인지 헷갈릴 때
- Could you send the figures over in writing after the call?통화 끝나고 숫자를 글로도 보내 주시겠어요?숫자가 여러 개 오간 통화나 회의 뒤에
05짚어 묻기
모르는 말이 나오면 고개를 끄덕이지 말고, 모르는 부분만 짚어서 묻습니다
“Sorry?” 한마디로 되물으면 상대는 처음부터 다시 말해야 하지만, 놓친 부분이나 모르는 낱말을 짚어 물으면 그 부분만 다시 들을 수 있습니다. 질문을 받았는데 답을 모를 때는 언제까지 알려 줄지를 붙여 답합니다.
처음 업무에서 영어를 쓰면 흐름을 끊을까 봐 모르는 말이 나와도 고개부터 끄덕이게 됩니다. 되물어서 잃는 것은 몇 초지만, 아는 척하고 넘어간 말은 대개 나중에 일을 다시 하게 만듭니다.
KEY LINE
When you say the end of the month, do you mean the 30th or the last business day?- Sorry, I didn't follow the part about the second shipment. Could you go over that again?죄송한데 두 번째 선적 이야기를 놓쳤어요. 그 부분만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놓친 부분을 짚어 물을 때
- Sorry, what's included in landed cost here?죄송한데, 여기서 landed cost에는 무엇까지 들어가나요?모르는 업무 용어가 나왔을 때 · 그 낱말만 짚어서
- Could you give me an example of what that would look like?그게 실제로는 어떤 모습일지 예를 하나 들어 주시겠어요?말은 알아들었는데 뜻이 잡히지 않을 때
- I don't know offhand, but I'll find out and email you by 4.지금 바로는 모르겠습니다. 알아보고 4시까지 메일 드리겠습니다.질문을 받았는데 답을 모를 때
처음 쓰는 비즈니스 영어에서 믿음이 쌓이는 곳은 어려운 단어보다 순서와 확인입니다. 답을 먼저 말하고, 숫자를 되읽고, 모르는 것을 짚어 물으면 문장이 서툴러도 일은 정확하게 굴러갑니다.
프렌글의 원어민 강사와 하는 Google Meet 1:1 수업에는 수강생과 담당 강사 둘만 들어오고, 말하는 동안 발음과 표현을 바로 고쳐 줍니다. 첫 업무 전에 답부터 말하기나 숫자 되읽기를 실제 업무 장면 역할극으로 미리 해 볼 수 있습니다.
아래 항목은 진단 도구가 아니라, 처음 업무에 영어를 쓰기 전에 내 말하기 습관을 스스로 점검해 보는 목록입니다.
첫 업무 영어 전에 점검할 습관
0 / 6
해당하는 항목을 눌러 체크해 보세요.
끝다음 연습으로
이번 주에는 받은 질문 하나에 답부터
이번 주 회의나 메일에서 질문을 하나 받으면, 첫 마디를 예·아니요·숫자·날짜 가운데 하나로 시작해 보세요. 이유는 그다음 문장에 붙입니다. 숫자나 날짜가 오가는 자리가 있다면 한 번 되읽고, 끝난 뒤 메일로 한 줄 남기면 됩니다.
QFAQ
자주 묻는 질문
Q.비즈니스 영어를 처음 쓸 때 가장 먼저 알아 둘 것은 무엇인가요?
질문에는 답부터 말한다는 원칙입니다. 예, 아니요, 숫자, 날짜 가운데 하나로 먼저 답하고 사정과 이유는 그다음에 붙이면, 상대가 첫 마디에서 원하던 답을 듣습니다. 그다음으로 숫자와 날짜를 되읽는 습관을 챙기면 됩니다.
Q.비즈니스 영어에서 please를 붙이면 정중한 표현이 되나요?
조금 부드러워지지만 여전히 지시에 가까운 말투입니다. 말로 일을 부탁할 때는 Can you, Could you처럼 질문 꼴로 바꾸고, 더 조심스러운 자리라면 Would it be possible to로 가능한지를 묻습니다. 메일의 Please let me know처럼 굳어진 표현은 그대로 써도 괜찮습니다.
Q.영어로 큰 숫자를 말할 때 자주 틀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어는 만 단위로 네 자리씩, 영어는 thousand 단위로 세 자리씩 끊어 세기 때문입니다. 3만은 thirty thousand, 15만은 one hundred fifty thousand처럼 자주 쓰는 숫자를 미리 짝지어 두고, 들은 숫자는 단위까지 되읽어 확인합니다.
Q.영어 회의에서 모르는 말이 나오면 바로 물어봐도 되나요?
물어보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Sorry? 한마디보다 놓친 부분이나 모르는 낱말을 짚어 물으면 상대가 그 부분만 다시 말해 주어 흐름이 덜 끊깁니다. 질문을 받았는데 답을 모를 때는 언제까지 알려 줄지를 붙여 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