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NGLE COLUMN영어 발음

원어민 발음보다
알아듣는 발음이 먼저입니다

  • 2026.09.28
  • 영어 발음
  • 읽는 시간 약 8분

미드 배우처럼 말하고 싶어서 반년 동안 r 발음과 억양을 따라 했습니다. 그런데 회의에서 “We need to collect more data.”라고 하자 동료가 “Sorry, correct the data?” 하고 되물었습니다. 굴리는 소리보다 먼저 고칠 것이 있었습니다.

영어 발음 교정을 시작하면 목표를 대개 “원어민처럼”으로 잡습니다. 그런데 발음 연구에서는 억양이 얼마나 강하게 들리는지와 상대가 실제로 얼마나 알아듣는지를 따로 잽니다. 둘은 생각보다 따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고칠 때는 알아듣기에 걸림돌이 되는 소리가 먼저입니다. 한국어 화자는 r과 l, f와 p, th 같은 소리와 강세에서 자주 막힙니다.

SUMMARY

발음 교정의 첫 목표는 억양 지우기보다 한 번에 알아듣게 말하기입니다.

  • 뜻이 바뀌는 소리
  • 강세와 음절
  • 억양은 그다음

01두 가지 기준

억양이 강한 것과 알아듣기 어려운 것은 다릅니다

억양(accent)은 외국어 말투가 얼마나 강하게 들리는지, 이해 가능성(intelligibility)은 상대가 알아들은 정도입니다. 연구에서는 억양이 강하게 들려도 잘 알아듣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발음 연구에서는 보통 아래 기준을 나눠서 잽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지만, 묻는 것이 서로 다릅니다.

발음을 재는 기준
기준묻는 것재는 방법
억양 정도
accentedness
외국어 말투가 얼마나 강하게 들리나듣는 사람이 점수를 매긴다
이해 가능성
intelligibility
실제로 몇 단어를 맞게 알아들었나들은 말을 받아 적게 해서 맞은 단어를 센다
이해 용이성
comprehensibility
알아듣기가 얼마나 편했나듣는 사람이 점수를 매긴다

영어 원어민 18명이 중국어가 모국어인 학습자의 즉석 발화를 듣고 세 가지를 매긴 연구(Munro & Derwing, 1995)에서, 발화는 대체로 받아 적기도 잘 되고 알아듣기 편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억양 점수는 넓게 흩어졌고, “억양이 강하다” 쪽 끝에 몰린 점수도 적지 않았습니다.

연구자들은 억양의 강도가 알아듣기와 관련은 있지만, 억양이 강하다고 해서 알아듣기가 반드시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광둥어·일본어·폴란드어·스페인어를 쓰는 중급 학습자로 넓힌 후속 연구(Derwing & Munro, 1997)에서도, 학습자 수준이 달라져도 세 기준이 반쯤 따로 움직이는 관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02먼저 고칠 소리

뜻이 바뀌는 소리부터 고칩니다

r과 l, f와 p, v와 b, th, 긴 모음과 짧은 모음은 잘못 내면 다른 단어로 들립니다. 알아듣기에 바로 걸리는 소리라서 억양보다 먼저 손볼 가치가 있습니다.

한국어의 ㄹ은 영어의 r과 l을 가르지 않고, f·v·th에 해당하는 소리도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한국어 소리로 바꿔 내게 되는데, 그 결과가 다른 영어 단어와 겹칠 때 알아듣기가 무너집니다.

헷갈리면 다른 단어가 되는 소리
소리헷갈리는 짝고치는 요령
r / lright / light · collect / correctl은 혀끝을 윗니 뒤 잇몸에 대고, r은 혀끝을 어디에도 대지 않고 입술을 살짝 모은다
f / pfile / pile · fork / porkf는 윗니를 아랫입술에 가볍게 대고 바람을 내보낸다
v / bvery / berry · vote / boatv는 f와 같은 자리에서 목을 울린다. 두 입술을 붙이지 않는다
ththink / sink · mouth / mouse혀끝을 윗니 끝에 살짝 대고 바람을 내보낸다
긴 모음 / 짧은 모음leave / live · sheep / ship긴 쪽은 입을 옆으로 당겨 길게, 짧은 쪽은 힘을 빼고 짧게

실제 문장에서는 이렇게 들립니다. 위 줄이 상대 귀에 들린 말, 아래 줄이 하려던 말입니다.

  • 들린 말We need to correct more data.

    하려던 말We need to collect more data.

    l이 r처럼 들리면 “모으다(collect)”가 “고치다(correct)”로 바뀝니다.

  • 들린 말I'll send you the pile.

    하려던 말I'll send you the file.

    f를 한국어 ㅍ으로 내면 p로 들립니다.

  • 들린 말I sink so.

    하려던 말I think so.

    th를 ㅆ으로 내면 sink로 들립니다. 문맥으로 알아듣기는 해도 듣는 사람이 한 번 더 애를 씁니다.

  • 들린 말It was berry good.

    하려던 말It was very good.

    v를 ㅂ으로 내면 berry로 들립니다. 윗니를 아랫입술에 대는 것부터 연습합니다.

  • 들린 말I'll live at six.

    하려던 말I'll leave at six.

    leave의 모음을 짧게 끊으면 live로 들려 문장의 뜻이 어색해집니다.

TIP

세 번째 예처럼 문맥으로 알아듣는 경우에도, 듣는 사람이 애를 쓰는 만큼 이해 용이성은 떨어집니다. 한 문장이면 괜찮지만 대화 내내 쌓이면 상대가 지칩니다.

03강세와 음절

소리 하나만큼 자주 걸리는 것이 강세와 음절 수입니다

한국어식으로 모음을 붙이면 한 음절 단어가 서너 음절로 늘어나고, 강세를 엉뚱한 곳에 두면 아는 단어도 낯설게 들립니다. 긴 단어는 강세 자리부터 확인합니다.

한국어는 받침 뒤에 “으”를 붙여 “데스크”, “스트라이크”처럼 음절을 늘려 읽기 쉽습니다. 영어로는 한 음절인 단어가 서너 음절이 되면, 듣는 사람은 단어의 모양을 다시 맞춰 봐야 합니다. 여기에 모든 음절을 같은 세기로 말하면 강세로 단어를 알아보는 실마리도 사라집니다.

음절과 강세를 확인할 단어
단어한국어식으로 나오기 쉬운 소리영어 소리
desk데·스·크 (3음절)1음절, k에서 끝낸다
strike스·트·라·이·크 (5음절)1음절, 자음 사이에 모음을 끼우지 않는다
milk밀·크 (2음절)1음절
hotel호·텔 (고른 세기)ho-TEL, 뒤에 강세
event이·벤·트 (고른 세기)e-VENT, 뒤에 강세
develop디·벨·롭 (고른 세기)de-VEL-op, 가운데 강세
percent퍼·센·트 (고른 세기)per-CENT, 뒤에 강세

모음을 끼우지 않는 연습은 단어 끝에서 시작하면 쉽습니다. desk를 말할 때 “크”의 “으”를 빼고 k에서 끝내는 식입니다. 강세는 사전의 발음 표시에서 강세 기호가 붙은 음절을 확인하고, 그 음절만 조금 길고 크게 말합니다.

TIP

자주 쓰는 단어 스무 개만 골라 강세 자리를 확인해 두세요. 내 직무, 동네, 자주 가는 곳처럼 매일 말하는 단어가 먼저입니다.

04고치는 순서

발음 교정은 녹음해서 들어 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내 발음은 말하는 동안에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녹음해서 듣고, 뜻이 바뀌는 소리부터 짝을 지어 연습한 뒤 문장 안에서 다시 확인하는 순서가 무리가 없습니다.

무엇부터 고칠지는 “이 소리가 틀리면 뜻이 바뀌는가”를 기준으로 정하면 됩니다. 뜻이 바뀌는 소리와 강세가 먼저이고, 억양이나 말투는 그다음입니다.

혼자 하는 발음 교정 순서
순서할 일예
1. 녹음오늘 한 일을 30초 말하고 녹음한다다시 들으며 뭉개지는 단어를 표시한다
2. 짝 연습표시한 소리를 헷갈리는 짝과 번갈아 말한다light, right, light, right
3. 문장 연습그 단어가 들어간 짧은 문장을 말한다Turn right at the light.
4. 다시 녹음1번과 같은 내용을 다시 녹음해 비교한다표시한 단어가 줄었는지 본다

지금 내 발음에서 무엇부터 볼지는 아래 항목으로 가늠합니다. 진단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돌아보는 목록입니다.

억양보다 먼저 고칠 것이 있다는 신호

0 / 5

해당하는 항목을 눌러 체크해 보세요.

05다른 사람의 귀

내 발음은 내 귀에는 다 알아들립니다

말하는 사람은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기 때문에, 어디서 다른 단어로 들리는지 스스로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알아듣기를 목표로 한다면 듣는 사람의 반응이 기준이 됩니다.

녹음으로 많은 것을 잡을 수 있지만, “이 소리가 상대에게 어떻게 들렸나”는 듣는 사람만 알려 줄 수 있습니다. 앞의 이야기에서도 collect가 correct로 들렸다는 것은 되물어 준 동료가 있어서 알았습니다.

발음 교정의 기준은 거울 속 입 모양보다 상대의 반응입니다. 한 번에 알아듣게 되면, 억양은 그다음에 다듬어도 늦지 않습니다.

프렌글에서는 원어민 강사와 Google Meet로 1:1로 말하면서, 다른 단어로 들린 소리와 어색한 표현을 그 자리에서 교정받습니다. 고친 문장은 스터디 로그에 남아 주간 리포트와 월간 점검으로 묶이기 때문에, 같은 소리를 몇 주째 고치고 있는지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끝다음 연습으로

이번 주에는 30초 녹음 한 번

오늘 한 일을 영어로 30초 말하고 녹음해 보세요. 다시 들으면서 뜻이 바뀔 수 있는 소리 하나만 골라 짝 연습을 하고, 주말에 같은 내용을 다시 녹음해 비교하면 됩니다.

QFAQ

자주 묻는 질문

Q.영어 발음은 원어민처럼 해야 하나요?

원어민 억양을 목표로 삼지 않아도 됩니다. 발음 연구에서는 억양이 강하게 평가된 말도 잘 알아듣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먼저 상대가 한 번에 알아듣는 발음을 목표로 잡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Q.한국어 화자가 특히 조심할 발음은 무엇인가요?

r과 l, f와 p, v와 b, th, 긴 모음과 짧은 모음처럼 잘못 내면 다른 단어가 되는 소리입니다. 여기에 단어 끝에 모음을 붙이는 습관과 강세 위치를 함께 보면 좋습니다.

Q.영어 발음 교정은 혼자서도 할 수 있나요?

녹음해서 듣고 헷갈리는 짝을 연습하는 것은 혼자서도 됩니다. 다만 내 발음이 상대에게 어떻게 들리는지는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워서, 가끔은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고 확인받아야 합니다.

Q.억양 연습은 언제 하면 좋나요?

뜻이 바뀌는 소리와 강세가 어느 정도 잡힌 다음이 좋습니다. 억양과 리듬도 다듬을 만하지만, 한 번에 알아듣게 하려면 다른 단어로 들리는 소리부터 잡는 것이 순서입니다.

REFERENCES

참고 자료

  1. Munro, M. J., & Derwing, T. M. (1995). Foreign accent, comprehensibility, and intelligibility in the speech of second language learners. Language Learning, 45(1), 73–97. DOI
  2. Derwing, T. M., & Munro, M. J. (1997). Accent, intelligibility, and comprehensibility. Studies in Second Language Acquisition, 19(1), 1–16. D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