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가 끝난 그날,
정한 것과 할 일을 메일로 남깁니다
서로를 기다린 2주
해외 번역 협력사와 앱 현지화 회의를 마치고 “Great meeting, talk soon!” 하며 화면을 껐습니다. 2주가 지나도 시험 번역이 오지 않아 물었더니 답이 왔습니다. “I thought we were waiting on your glossary?” 회의에서 오간 말은 양쪽 모두 기억했지만, 누가 먼저 움직이기로 했는지는 서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영어 회의가 끝나면 그날 안에 정한 것과 할 일, 기한을 짧은 영어 이메일로 정리해 보내야 참석자 모두가 같은 기억을 갖습니다. 회사 밖 상대와의 회의라면 그 메일이 양쪽이 함께 보는 유일한 기록이 되기도 합니다.
이 글은 회의 직후 참석자에게 보내는 짧은 정리 메일(follow-up email)만 다룹니다. 정식 회의록을 쓰는 법, 회의 끝 3분에 말로 정리하는 법, 답이 없을 때 다시 묻는 메일은 따로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SUMMARY
회의 후 메일은 그날 안에, 정한 것과 우리 쪽·그쪽 할 일을 이름과 날짜까지 적어 보냅니다. 아직 정하지 않은 것은 동사의 세기를 낮춰 쓰고, 이견은 두 입장과 정할 날로 남깁니다.
- 그날 안에
- 양쪽 할 일
- 세기 맞추기
- 이견 남기기
01메일이 없으면
회의가 메일로 남지 않으면, 같은 회의를 사람마다 다르게 기억합니다
말로 정한 내용은 시간이 지나면 누가 먼저 움직이기로 했는지, 숫자가 얼마였는지, 어떤 조건이 붙었는지부터 흐려집니다. 회의 직후에 보내는 짧은 메일이 그 기억을 하나로 맞춥니다.
회의 중에는 모두 고개를 끄덕였어도, 각자 자기 쪽에 편한 쪽으로 기억하기 쉽습니다. 기억이 갈리는 곳은 대개 아래 세 곳입니다.
| 갈리는 곳 | 회의에서 오간 말 | 나중에 갈리는 기억 | 메일에 적을 한 줄 |
|---|---|---|---|
| 순서 | “용어집 받으면 시험 번역 보낼게요” | 우리는 시험 번역을, 상대는 용어집을 기다린다 | Once we send the glossary, you’ll return the test translation. |
| 숫자 | “영업일로 사나흘이면 돼요” | 한쪽은 3일, 한쪽은 4일로 기억한다 | Test translation: four business days after the glossary. |
| 조건 | “일정이 되면 음성 녹음도 넣죠” | 한쪽은 확정으로, 한쪽은 아직 검토 중으로 기억한다 | Voice-over: not decided yet. |
이런 어긋남은 한국어 회의에서도 생기지만, 영어 회의에서는 들은 말을 머릿속으로 옮기는 사이에 조건이나 숫자를 놓치기가 더 쉽습니다.
회의 후 메일은 인사보다 기록에 가깝습니다. 상대가 “Yes, that’s right.” 한 줄로 답해 주면, 그다음부터 두 회사는 같은 문서를 보며 일합니다.
02보내는 때
회의 후 메일은 그날 안에, 회의 끝에 보내겠다고 말한 사람이 보냅니다
정리 메일은 기억이 남아 있는 그날 안에 보내고, 시차가 있으면 상대가 다음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도착하게 보냅니다. 누가 보낼지는 회의 끝에 한마디로 정해 두고, 아무도 맡지 않았다면 내가 보내겠다고 먼저 말합니다.
다음 날로 미루면 내 메모부터 흐려지고, 상대는 그사이 자기 기억대로 일을 시작합니다.
보내는 사람은 진행자일 때가 많지만 정해진 규칙은 없어서, 아무도 맡지 않으면 메일이 아예 나가지 않기도 합니다.
- I'll write this up and send it around this afternoon.오늘 오후에 정리해서 다 같이 보시게 돌릴게요.회의 끝에 — 정리 메일을 내가 맡을 때
- Who's sending the follow-up? I can take it if nobody else is.정리 메일은 누가 보낼까요? 아무도 안 하시면 제가 할게요.누가 보낼지 정해지지 않았을 때
- You'll have a summary from me before you start your day tomorrow.내일 그쪽 업무가 시작되기 전까지 요약을 보내 드릴게요.시차가 있는 상대에게 — 언제 받을지 알려 둘 때
회의 중 메모를 처음부터 메일 칸(정한 것, 우리 쪽 할 일, 그쪽 할 일, 남은 것)으로 나눠 적으면 회의가 끝나자마자 메일로 옮길 수 있습니다.
03정한 것과 할 일
정한 것은 한 줄씩, 할 일은 우리 쪽과 그쪽으로 나눠 이름과 날짜를 붙입니다
정한 것은 결정마다 한 줄로 적고, 할 일은 우리 쪽과 상대 쪽으로 나눠 사람 이름과 날짜를 붙입니다. 회의에서 “다음 주 초”처럼 흐리게 나온 기한은 메일에서 날짜로 제안하고, 다르면 알려 달라고 덧붙입니다.
회사 밖 상대와 회의했다면 할 일 목록을 둘로 나누는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우리 쪽(On our end)과 그쪽(On your end)으로 나누면, 상대는 자기 칸만 보고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압니다.
- To
- Ethan Cole; Mia Torres
- Subject
- Follow-up from today’s call: app localization
인사·목적Hi Ethan and Mia,
Thanks again for making time today. Here’s a short summary so we’re all working from the same plan.
정한 것What we decided:
• Spanish and German go first. French moves to Q2.
• You’ll use our existing style guide for all three languages.
우리 쪽On our end:
• Jisoo will send the final glossary by Wed, Nov 4.
• We’ll freeze all in-app text by Mon, Nov 9.
그쪽On your end:
• Ethan will return a test translation within four business days of getting the glossary.
• Mia will send the updated quote by Fri, Nov 6.
남은 것Not decided yet:
• Voice-over for the tutorial videos. We’ll come back to it on our Nov 11 call.
확인 부탁Feel free to add anything I left out.
Best,
Jisoo
시험 번역처럼 순서가 있는 일은 「용어집을 받은 뒤 영업일로 4일」로 조건을 붙였습니다. 회의 뒤 기억이 가장 쉽게 갈리는 곳이 순서입니다.
흐린 기한을 날짜로 바꾸는 것은 날짜를 대신 정하는 일이 아니라 확인받을 거리를 만드는 일입니다. 상대가 “early next week”라고 했다면 이렇게 씁니다.
KEY LINE
You mentioned early next week, so I've penciled in Tuesday — just let me know if that doesn't work.- I've put Friday in as a placeholder, but I'm happy to adjust.일단 금요일로 넣어 두었는데, 바꿔도 괜찮습니다.날짜를 내가 먼저 제안할 때 — placeholder는 임시로 채운 값
정리 메일에서 한국어를 그대로 옮기다 어색해지는 문장은 이렇습니다.
어색
Thank you for your precious time.자연Thanks again for making time today.
precious time은 업무 메일에서 과하게 들립니다. 시간을 내 준 데 대한 감사는 making time으로 가볍게 씁니다.
어색
Please find the meeting contents below.자연Here's a quick summary of what we covered.
「회의 내용」을 옮긴 meeting contents는 영어에서 잘 쓰지 않는 짝입니다. 요약을 보낸다고 그대로 말합니다.
어색
As agreed in the meeting, you will lower the per-word rate.자연We talked about the per-word rate, and you mentioned you'd check with your team.
상대가 동의하지 않은 일을 as agreed로 적으면 압박으로 읽히고 나중에 다툼거리가 됩니다. 이야기만 한 것은 이야기했다고 씁니다.
어색
If there is any problem, please tell me.자연Feel free to add anything I left out.
「문제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를 옮기면 problem이 무언가 탈이 난 것처럼 들립니다. 빠진 것을 더해 달라고 구체적으로 부탁합니다.
이런 문장은 평소에 영어로 자주 써 보고 고쳐 받을수록 줄어듭니다. 프렌글에서 듀얼케어(수업 + 매일 카톡)를 고르면 수업이 없는 날에도 코치가 카카오톡으로 질문을 보내고, 학습자가 쓴 답을 직접 확인해 표현을 고쳐 줍니다.
04확정의 세기
확정된 것과 아직인 것은 메일에서 다른 동사로 씁니다
회의에서 정한 것은 agreed나 decided로, 한쪽으로 기울기만 한 것은 leaning toward로, 이야기만 한 것은 talked through로 씁니다. 모든 줄을 같은 세기로 쓰면 아직 정하지 않은 것까지 약속처럼 읽힙니다.
정리 메일에서 가장 조심할 곳은 동사입니다. 음성 녹음 안건 하나로 네 칸을 나눠 보면 이렇습니다.
- 내 이해My understanding is that your studio could handle the voice-over.제가 이해하기로는 음성 녹음을 그쪽 스튜디오에서 맡을 수도 있습니다.
- 이야기만We talked through adding voice-over, but nothing's been decided.음성 녹음을 넣는 것도 이야기했지만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 기울어짐We're leaning toward adding voice-over, pending a quote from your studio.음성 녹음을 넣는 쪽으로 기울어 있고, 그쪽 스튜디오 견적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 확정We agreed to add voice-over to the two tutorial videos.튜토리얼 영상 두 편에 음성 녹음을 넣기로 정했습니다.
확정이 아닌 줄에는 무엇을 기다리는지와 언제 정할지를 붙입니다. pending 뒤에 기다리는 것을, 그 뒤에 날짜를 두면 아직인 것도 일정이 됩니다. 바뀌지 않은 것도 한 줄 적어 두면 상대가 되묻지 않아도 됩니다.
- We didn't get to the payment schedule, so let's pick that up on Thursday.대금 지급 일정은 다루지 못해서 목요일에 이어서 이야기하죠.시간이 모자라 다루지 못한 안건
- Correct me if I'm wrong, but I think you're covering the font licenses.제가 잘못 알았다면 바로잡아 주세요. 폰트 사용권은 그쪽에서 맡으시는 걸로 압니다.자신 없는 내용을 확인받을 때
- The German launch date stays the same for now.독일어판 출시일은 지금으로서는 그대로입니다.바뀌지 않은 것도 적어 둘 때
05이견이 남았을 때
이견이 남았다면 두 입장을 같은 무게로 적고, 정할 날을 붙입니다
의견이 갈린 채 끝난 회의라면 메일에서 한쪽으로 정리하지 말고, 두 입장을 같은 길이로 적은 뒤 누가 언제 정할지를 붙입니다. 상대가 정리 내용을 바로잡으면 짧게 인정하고 고친 판을 모두에게 다시 보냅니다.
의견이 갈린 채 끝난 회의일수록 정리 메일을 쓰는 사람의 문장이 기록으로 남습니다. 내 쪽 입장만 길게 쓰거나 상대 입장을 흐리게 쓰면, 그 메일이 다음 협상의 출발점이 되어 버립니다.
KEY LINE
We didn't land on the delivery schedule today, so I've laid out both options below.- Your team needs three weeks for the full translation, and we'd asked for two.그쪽 팀은 전체 번역에 3주가 필요하다고 했고, 저희는 2주를 요청했습니다.두 입장을 같은 길이로 나란히 적을 때
- Let's aim to settle this on our call next Wednesday.다음 주 수요일 통화에서 이 건을 매듭짓는 걸 목표로 하죠.정할 날을 붙일 때
- I've flagged it with my manager and will get back to you by Friday.제 상사에게 이 건을 올려 두었고, 금요일까지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내 쪽 결정이 필요할 때
상대가 답장으로 숫자를 바로잡아 준다면, 그 답장이 메일을 보낸 보람입니다.
정리 메일에 달린 답장
Thanks for the recap! One small fix: the test translation is three business days, not four.정리 고마워요! 하나만 고칠게요. 시험 번역은 영업일로 4일이 아니라 3일이에요.
You're right, sorry about that. I've corrected it below and copied the team.맞아요, 죄송합니다. 아래에 고쳐 두었고 팀도 참조에 넣었습니다.
Perfect. Everything else looks right to me.좋아요. 나머지는 다 맞아요.
Great. Then the glossary goes out Wednesday, and the clock starts from there.좋습니다. 그럼 수요일에 용어집을 보내고, 거기서부터 날짜를 세면 되겠네요.
회의에서 「사나흘」로 흐리게 지나간 숫자가 답장 한 통으로 하나가 됐습니다. 고친 판을 모두에게 다시 보내 두면 어느 메일이 최신인지 헷갈리지 않습니다.
아래 항목은 진단 도구가 아니라 내가 보내는 회의 후 메일을 스스로 점검해 보는 목록입니다.
내 회의 후 메일은 기록 역할을 하고 있나
0 / 6
해당하는 항목을 눌러 체크해 보세요.
끝다음 연습으로
이번 주에는 회의 하나를 골라 그날 안에 보내기
이번 주 회의 하나를 골라, 끝난 그날 안에 정한 것, 우리 쪽 할 일, 그쪽 할 일, 남은 것 네 칸으로 영어 이메일을 써 보세요. 회의에서 흐리게 나온 기한이 있으면 날짜로 바꿔 적고, 확인을 부탁하는 한 줄을 붙입니다.
QFAQ
자주 묻는 질문
Q.영어 회의가 끝나고 정리 메일은 언제 보내야 하나요?
회의가 끝난 그날 안에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기억이 남아 있을 때 써야 숫자와 순서가 정확하고, 상대도 자기 기억대로 일을 시작하기 전에 받습니다. 시차가 있다면 상대가 다음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도착하게 보냅니다.
Q.회의 후 영어 이메일과 회의록은 무엇이 다른가요?
회의 후 메일은 참석자끼리 정한 것과 할 일을 맞추는 짧은 메일이고, 회의록은 회의에 없던 사람까지 보는 정식 기록입니다. 정리 메일은 본문이 한 화면 안에 들어가게 쓰고, 정식 회의록이 필요하면 따로 만들어 첨부합니다.
Q.영어로 회의 내용을 정리하는 메일은 첫 문장을 어떻게 쓰나요?
감사 한마디와 메일의 목적을 한 줄씩 씁니다. Thanks again for making time today. 다음에 Here’s a quick summary of what we covered.를 붙이면 됩니다. Please find the meeting contents below.는 어색하게 들려서 피합니다.
Q.회의에서 합의하지 못한 내용도 정리 메일에 써야 하나요?
씁니다. 정하지 못한 것을 빼면 상대는 그 안건이 정리된 줄 압니다. Not decided yet 같은 칸에 두 입장을 같은 무게로 적고, 누가 언제 정할지를 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