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수업 40분,
내가 말한 시간이 연습입니다
노트에 남은 세 마디
원어민 선생님과 40분 수업을 마치고 노트를 펴 보니 적을 것이 없었습니다. 선생님이 들려준 캠핑 이야기는 거의 다 알아들었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 말을 떠올려 보니 “Oh, really?”, “That sounds fun.”, “Yes, I think so.”가 거의 전부였습니다.
원어민 영어회화 수업이 듣기 시간으로 끝나는 것은 대개 강사가 대화를 이끌고 나는 짧게 답하는 구조 때문입니다. 답에 한 문장을 더 붙이고, 내가 묻고, 이야기할 주제를 가져가고, 원하는 방식을 영어로 부탁하면 수업 안에서 내가 말하는 몫이 달라집니다.
듣기만으로 말하기가 늘지 않는 까닭은 「영어 듣기는 되는데 말이 안 나오는 이유」에, 못 알아들었을 때 쓰는 질문은 「원어민 영어회화, 왕초보에게도 맞을까」에 정리했습니다. 이 글은 수업 시간 안에서 말할 차례를 늘리는 방법만 다룹니다.
SUMMARY
말할 차례는 기다린다고 오지 않습니다. 답 한 문장 더, 내가 만든 질문, 내가 가져간 주제, 수업 첫머리의 부탁 한 줄로 말할 차례를 내 쪽으로 가져옵니다.
- 한 문장 더
- 내가 묻기
- 주제 가져가기
- 부탁하기
01듣기가 되는 구조
원어민 수업이 듣기 시간이 되는 것은 강사가 이끌고 내가 짧게 답하는 구조 때문입니다
강사는 대화가 끊기지 않게 질문을 던지고, 빈자리는 자기 이야기로 메웁니다. 내 답이 한 단어나 한 문장에서 멈추면 다음 말도 강사가 하게 되고, 수업은 강사가 말하고 내가 듣는 시간으로 기웁니다.
수업에서 침묵이 길어지면 강사는 대개 그 자리를 채웁니다. 질문을 바꿔 다시 묻고, 예를 들고, 자기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나는 알아들으니 편하고, 수업은 즐겁게 흘러갑니다.
그 사이 내 몫은 줄어듭니다. 강사가 묻고 내가 “Yes.”나 “It was fun.”으로 답하면 대화를 이어 갈 재료가 남지 않습니다. 강사는 새 질문을 찾거나 자기 이야기로 넘어가고, 같은 일이 수업 내내 되풀이됩니다. 실제 속도의 영어를 듣는 시간도 쓸모는 있지만, 말하기를 늘리려는 수업이라면 듣는 몫은 일부러 줄여야 합니다.
같은 40분, 다른 수업
듣기로 끝나는 수업
강사가 묻고, 나는 한마디로 답한다주제는 강사가 고르고, 침묵은 강사의 이야기로 메워진다. 끝나면 「재미있었다」가 남는다.말하기로 쓰는 수업
내 답이 길어지고, 질문도 나에게서 나온다주제 하나는 내가 가져가고, 강사는 내 말에 꼬리 질문을 붙인다. 끝나면 고쳐 받은 내 문장이 남는다.둘을 가르는 것은 대화가 누구의 이야기를 재료로 굴러가느냐입니다.
원어민과 마주 앉아 있는 것만으로 말하기 연습이 되지는 않습니다. 수업 40분 가운데 내가 말한 시간이 그날의 말하기 연습입니다.
02한 문장 더
강사의 질문에는 답 한 문장에 이유나 장면을 한 문장 더 붙입니다
한 단어 답은 대화를 강사에게 돌려줍니다. 답 뒤에 이유, 구체적인 장면, 비교 가운데 하나를 한 문장 붙이면 강사는 그 문장에서 다음 질문을 찾고, 대화의 재료가 내 이야기가 됩니다.
연휴 다음 수업에서 “How was your holiday?”에 “Good.”으로 답하면 강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새 질문을 찾는 것뿐입니다. 한 문장을 더 붙이면 강사는 그 문장 안에서 꼬리 질문을 찾습니다. 아래는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한 칸씩 늘린 예입니다.
- 한마디Good.좋았어요.
- 한 문장It was pretty relaxing.꽤 느긋하게 보냈어요.
- 이유 한 문장It was pretty relaxing, mostly because we skipped the long drive to my parents' this year.올해는 부모님 댁까지 먼 길을 안 가서 꽤 느긋했어요.
- 장면 한 문장They came up to Seoul instead, and we stayed up playing board games with my nephews.대신 부모님이 서울로 올라오셔서, 조카들이랑 밤늦게까지 보드게임을 했어요.
- 질문 돌려주기Do you have a big family holiday like that back home?선생님 나라에도 그렇게 가족이 모이는 명절이 있어요?
매번 다섯 칸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한 칸만 늘려도 강사는 그 문장에서 다음 질문을 찾습니다. 한 문장을 더 붙일 때 쓰기 좋은 말머리가 있습니다.
- Honestly, I enjoyed it more than I thought I would.솔직히 생각했던 것보다 즐거웠어요.짧은 평가에 속마음을 붙일 때
- The funny thing is, I almost didn't go.웃긴 건, 하마터면 안 갈 뻔했다는 거예요.이야기에 반전을 하나 붙일 때
- Compared to last year, it was a lot less stressful.작년에 비하면 훨씬 덜 힘들었어요.비교로 한 문장을 더할 때
- What made it fun was the people, not the place.재미있었던 건 장소보다 같이 간 사람들 덕분이었어요.무엇 때문이었는지 짚을 때
03내가 묻기
강사의 이야기가 길어지면 맞장구 대신 내 경험을 붙이고, 질문은 내가 만듭니다
강사가 이야기할 때 “Really?”로만 받으면 이야기는 계속 강사 몫으로 남습니다. 듣던 이야기에 내 경험을 이어 붙이고, 질문을 받기만 하지 말고 직접 만들면 말할 차례가 나에게 돌아옵니다.
원어민 수업에서 학습자는 주로 답하는 사람이 되어, 영어로 질문을 만들 기회가 생각보다 적습니다. 질문을 만드는 것도 말하기이고, 내가 던진 질문은 대화의 방향을 내 쪽으로 돌려놓습니다.
| 수업에서 생기는 순간 | 그대로 두면 | 차례를 가져오는 한 마디 |
|---|---|---|
| 강사가 다음 주제로 넘어가려 한다 | 하던 말이 끊긴 채 지나간다 | Wait, can I add one thing to that? |
| 강사가 새 표현을 길게 설명한다 | 설명을 듣기만 하고 넘어간다 | Can I try using that in a sentence of my own? |
| 내가 머뭇거리자 강사가 질문을 더 쉽게 바꿔 묻는다 | 쉬워진 질문에 짧게 답하고 넘어간다 | I understood the question. I just need a moment to think. |
| 강사가 묻고 내가 답하는 일만 이어진다 | 수업이 인터뷰처럼 흘러간다 | Can I ask you one back? |
KEY LINE
That reminds me of something that happened to me last month.질문을 할 때는 강사의 긴 답을 끌어내는 질문보다, 답을 들은 뒤 내 이야기를 붙일 수 있는 질문이 좋습니다.
- Is that normal where you're from? Here, it's the opposite.선생님 나라에서는 그게 보통이에요? 여기는 정반대거든요.묻고 바로 우리 쪽 이야기를 붙일 때
- What would you have done in my place?선생님이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 것 같아요?내 이야기에 의견을 묻고, 답을 들은 뒤 내 생각을 다시 말할 때
- Have you ever had to give a toast at a wedding? I have one next month.결혼식에서 축사를 해 본 적 있어요? 저 다음 달에 해야 하거든요.질문 뒤에 내 사정을 붙일 때
강사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칠 때도 한 문장만 붙이면 차례가 돌아옵니다. 이야기 상자에 나온 세 마디도 이렇게 바꿀 수 있습니다.
맞장구만
Oh, really?한 문장 더Oh, really? That's not how it works in Korea at all.
Really? 한마디는 「계속 이야기해 달라」는 신호로 들립니다. 한 문장을 붙이면 강사가 내 쪽 사정을 묻습니다.
맞장구만
That sounds fun.한 문장 더That sounds fun. I've been meaning to try that myself.
감상만 말하면 차례가 다시 강사에게 갑니다. 내 계획을 붙이면 강사가 나에게 묻게 됩니다.
맞장구만
Yes, I think so.한 문장 더Yes, I think so, but I'm not sure it would work at my company.
동의만 하면 할 말이 끝납니다. 단서를 하나 붙이면 강사가 왜 그런지 물어 옵니다.
맞장구만
Me too.한 문장 더Me too. I tried it once on a trip, and it didn't go well.
Me too로 끝나면 공감만 하고 차례를 돌려줍니다. 짧은 경험 하나를 붙입니다.
04주제 가져가기
수업마다 이야기할 주제 하나를 가져가면 대화가 내 이야기로 굴러갑니다
강사가 고른 주제에서는 강사가 아는 것이 많아 말도 강사 쪽으로 기웁니다. 이번 주에 겪은 일처럼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를 하나 가져가 첫 1분에 꺼내면, 강사는 묻는 쪽에 서게 됩니다.
주제는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번 주에 있었던 일, 아직 정하지 못한 일, 회사에서 생긴 작은 사건이면 충분합니다. 내가 겪은 일이라 강사가 대신 이야기해 줄 수 없고, 강사에게는 궁금한 것이 생깁니다.
준비는 대본 대신 키워드 세 개로 합니다. 문장을 다 써 가면 수업에서 읽게 됩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신경 쓰이는지, 강사에게 묻고 싶은 것 하나면 됩니다.
Something kind of funny happened at work this week,예고 · 할 이야기가 있다는 신호and I'm not sure how to explain part of it in English,막힐 자리를 미리 알림so let me give it a try, and stop me if I lose you.부탁 · 강사가 질문으로 끼어들 자리
세 덩어리를 다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첫 덩어리만 꺼내도 강사는 무슨 일인지 물어 옵니다.
KEY LINE
Can I tell you about something that happened this week?수업 첫머리에 주제와 부탁을 먼저 꺼낸 장면
Hi! How's your week going?안녕하세요! 이번 주는 어때요?
Pretty busy, but there's something I'd like to talk about today, if that's okay.꽤 바빠요. 그런데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을까요?
Of course. Go for it.그럼요. 해 보세요.
My team is moving to a new office next month, and I have mixed feelings about it. Could you keep asking me questions while I explain?다음 달에 저희 팀이 새 사무실로 옮기는데, 마음이 좀 복잡해요. 설명하는 동안 계속 질문해 주실래요?
Sure. Why mixed feelings? Is it farther from your place?좋아요. 왜 마음이 복잡해요? 집에서 더 멀어요?
Yes, about twenty minutes farther. But the new building has a gym, so I can't decide if I'm happy or not.네, 20분쯤 더 멀어요. 그런데 새 건물에 헬스장이 있어서, 좋은 건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Ha, that's a tough trade-off. Would you actually use the gym?하, 고민되겠네요. 헬스장을 실제로 쓸 것 같아요?
강사가 한 말은 짧은 질문 몇 개였고, 나머지는 내 이야기였습니다. 주제를 내가 꺼내고 질문을 부탁하자 강사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신 묻는 쪽에 섰습니다.
주제가 떠오르지 않는 주에는 휴대폰 사진첩에서 이번 주에 찍은 사진 한 장을 고르세요. 왜 찍었는지, 그다음 어떻게 됐는지가 다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05부탁하는 영어
원하는 수업 방식은 수업을 시작할 때 영어 한 줄로 부탁합니다
학습자가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으면 강사는 대개 대화를 이끄는 쪽을 맡습니다. 더 많이 말하고 싶다는 것, 멈췄을 때 기다려 달라는 것, 답이 짧으면 더 물어 달라는 것을 수업 첫머리에 영어로 말해 둡니다.
부탁은 한꺼번에 다 꺼내지 않아도 됩니다. 이번 수업에서 바꾸고 싶은 것 하나를 골라 첫머리에 말하고, 다음 수업에서 하나를 더합니다.
KEY LINE
Could you just ask me questions today and let me do most of the talking?- If I stop in the middle, could you give me a few seconds before you jump in?제가 중간에 멈추면, 끼어들기 전에 몇 초만 기다려 주실래요?문장을 고르는 사이에 강사가 먼저 말을 이을 때
- If my answer is too short, could you ask me why?제 답이 너무 짧으면 왜냐고 물어봐 주실래요?한마디로 답하는 버릇을 고치고 싶을 때
- Could I tell that story again from the start, without stopping?그 이야기를 처음부터, 이번엔 멈추지 않고 다시 해 봐도 될까요?고쳐 받은 뒤 한 번에 이어서 말해 보고 싶을 때
- Could you share your take after I finish mine?제가 다 말한 다음에 선생님 생각을 들려주실래요?강사의 의견이 내 말보다 먼저 길게 나올 때
프렌글 수업은 원어민 강사와 Google Meet로 하는 1:1 수업이라 수강생과 담당 강사 둘만 들어옵니다. 말할 차례를 다른 수강생과 나누지 않고, 수업에서 고친 문장은 스터디 로그에 남습니다.
아래 항목은 진단 도구가 아니라, 내 원어민 수업이 듣기 쪽으로 기울어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는 목록입니다.
내 원어민 수업, 듣기로 기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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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다음 연습으로
이번 주에는 다음 수업에 가져갈 주제 하나를
다음 수업 전에 이번 주에 있었던 일 하나를 골라 키워드 세 개로 적어 두세요. 수업이 시작되면 강사가 주제를 꺼내기 전에 내가 먼저 꺼냅니다. 수업이 끝나면 그 이야기에서 고쳐 받은 문장 하나를 노트에 옮겨 둡니다.
QFAQ
자주 묻는 질문
Q.원어민 영어회화 수업에서 말을 더 많이 하려면 어떻게 하나요?
강사의 질문에 답 한 문장을 더 붙이고, 이야기할 주제를 하나 가져가 수업 첫머리에 먼저 꺼내 보세요. 강사가 묻는 쪽에 서면 대화의 재료가 내 이야기가 되고, 내가 말하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Q.원어민 수업에서 듣기만 해도 도움이 되나요?
실제 속도의 영어와 자연스러운 표현을 듣는다는 점에서는 도움이 됩니다. 다만 말하기를 늘리려는 수업이라면 듣는 시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들은 표현을 그 자리에서 내 이야기에 넣어 말해 봐야 내 문장이 됩니다.
Q.원어민 강사에게 수업 방식을 바꿔 달라고 해도 되나요?
됩니다. 오늘은 주로 말하고 싶다거나, 멈췄을 때 몇 초 기다려 달라는 부탁은 수업을 시작할 때 영어로 한 번 말해 두면 됩니다. 한꺼번에 다 꺼내기보다 수업마다 하나씩 말하면 강사도 맞추기 쉽습니다.
Q.원어민 영어회화 수업에는 어떤 주제를 가져가면 좋을까요?
이번 주에 있었던 일, 고민 중인 결정, 회사에서 생긴 작은 사건처럼 내가 가장 잘 아는 이야기가 좋습니다. 대본을 쓰지 말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신경 쓰이는지, 묻고 싶은 것 하나를 키워드로 적어 가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