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은 부탁이 아니라
예·아니오 질문으로 씁니다
“Noted”로 끝난 답장
거래처에 수정한 제안서를 보내며 마지막 줄에 “Please confirm.”이라고 적었습니다. 이틀 뒤 온 답장은 “Noted, thanks.” 한 줄이었습니다. 내용이 맞다는 건지, 진행해도 된다는 건지, 그냥 받았다는 건지 알 수 없어서 같은 질문을 처음부터 다시 써야 했습니다.
한국어 메일의 “확인 부탁드립니다”는 쓰임이 넓습니다. 첨부를 보라는 말일 수도, 내용이 맞는지 알려 달라는 말일 수도, 받았다고 알려 달라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영어로 옮겨 Please confirm. 한 줄이 되면 무엇을 확인하라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이 글은 확인 요청을 사실·수신·승인 세 가지로 나누고, 답이 Noted로 끝나지 않고 예나 아니오로 돌아오게 하는 문장을 정리합니다. 말로 합의한 내용을 메일로 확정하는 법과 한 번 더 묻는 법도 다룹니다. 일정·납기 확인과 리마인드는 따로 정리한 글이 있어 넘어갑니다.
SUMMARY
확인 요청은 사실·수신·승인 중 무엇을 묻는지 정하고, 상대가 예나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질문 하나로 씁니다.
- 세 가지 중 고르기
- 예·아니오로 묻기
- 말로 정한 건 글로 확정
01확인의 세 유형
“확인 부탁드립니다”는 영어에서 세 가지 질문으로 갈립니다
확인 요청은 사실이 맞는지, 받았는지, 진행해도 되는지 중 하나를 묻습니다. 셋 중 무엇인지 정해야 문장이 정해집니다.
영어는 한국어의 “확인”을 나눠 씁니다. 훑어보는 것은 check나 take a look, 맞다고 말해 주는 것은 confirm입니다. 첨부를 보라는 뜻으로 Please confirm the attachment라고 쓰면 상대는 무엇이 맞다고 답할지 몰라 Noted로 넘어갑니다.
| 유형 | 묻는 것 | 문장 예 | 받고 싶은 답 |
|---|---|---|---|
| 사실 확인 |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 맞는가 | Could you confirm that the invoice should go to the Busan office? | 맞다, 또는 아니다(고친 내용) |
| 수신 확인 | 보낸 것이 도착했는가 | Did the signed copy come through okay on your end? | 받았다, 또는 못 받았다 |
| 승인 확인 | 내가 진행해도 되는가 | Is it okay if I send this to the client today? | 진행해도 된다, 또는 멈춘다 |
세 유형은 한 통에 섞어 묻지 않습니다. 내용이 맞는지 묻고 진행해도 되는지까지 물으면, 상대는 가장 쉬운 쪽에만 답하기 쉽습니다.
확인 요청은 부탁이 아니라 질문입니다. 상대가 할 일을 정해 주는 말이 아니라, 예나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질문 하나를 건네는 일입니다.
02유형별 문장
사실은 “맞는지”, 수신은 “도착했는지”, 승인은 “해도 되는지”를 묻습니다
사실 확인은 confirm that 뒤에 내용을 적고, 수신 확인은 상대를 추궁하지 않게 묻고, 승인 확인은 결정의 무게에 맞춰 세기를 고릅니다.
사실 확인은 내가 아는 내용을 상대의 입으로 한 번 더 듣는 일입니다. 숫자, 철자, 주소처럼 틀리면 되돌리기 번거로운 것에 씁니다. 기본 틀은 Could you confirm that 뒤에 내용을 그대로 적는 것입니다.
- Could you confirm that the order is for 200 units, not 2,000?주문이 2,000개가 아니라 200개가 맞는지 확인해 주시겠어요?외부·동료, 숫자가 틀리면 곤란할 때
- Is this still the right billing address?청구 주소가 지금도 이 주소가 맞나요?외부·동료, 예전 정보를 쓰기 전
수신 확인은 말투가 중요합니다. Did you receive my email?은 틀리지 않지만 읽고도 답하지 않은 사람을 추궁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상대 탓보다 메일이 길을 잃었을 가능성을 앞에 두세요.
- I wanted to make sure my email didn't end up in your spam folder.제 메일이 스팸함으로 들어가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외부, 처음 보낸 메일이 닿았는지
- Please confirm receipt when you get a chance.시간 되실 때 수신 여부를 알려 주세요.외부, 격식 있게
- No need to reply unless something didn't come through.빠진 것이 없으면 따로 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동료, 도착 확인이 급하지 않을 때
승인 확인은 결정을 부탁하는 일이라 세기를 고를 수 있습니다. 초안을 보여 주며 의견을 묻는 정도인지, 결재를 받아야 하는지에 따라 고르세요.
- 의견을 묻는 정도Does this look good to you?동료에게 초안을 보여 주며
- 진행해도 되는지Are you okay with me going ahead with Option B?동료·상사에게
- 결재가 필요한 정도I'll need your sign-off before we proceed.상사·외부에게. 승인이 있어야 다음 단계로 갈 때
03요약 확인
대화나 통화가 끝나면 “Just to confirm”으로 이해한 내용을 되짚습니다
끝나는 순간 내가 이해한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고 Is that right?로 닫으면, 서로 다르게 알아들은 곳이 그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가장 쓸모 있는 확인은 새 질문이 아니라 방금 들은 것을 내 말로 다시 말하는 일입니다. 전화나 회의가 끝날 때 한 번 씁니다.
Just to confirm,요약을 연다we're going with Option B내가 이해한 결정and Dana will send the files by Wednesday.누가 무엇을 하는가Is that right?고칠 기회를 준다
요약에는 숫자, 이름, 담당자처럼 다르게 알아듣기 쉬운 것만 넣습니다. 대화를 통째로 되풀이하면 회의록이 됩니다.
- Let me make sure I've got this right: two options, and the logo stays as is.제가 맞게 이해했는지 볼게요. 옵션은 두 개, 로고는 그대로고요.동료·외부, 방금 들은 내용을 되짚을 때
- Does that match your understanding?그쪽에서 이해하신 내용과도 같은가요?외부·상사, 요약을 격식 있게 닫을 때
회의 끝에 요약으로 어긋난 곳을 찾은 대화
Just to confirm, I'll send the spec to Daniel, and you'll check it with legal. Is that right?확인할게요. 제가 사양서를 대니얼에게 보내고, 법무팀 확인은 프리야 씨가 하는 거죠?
Close, but it's the other way around. I'll send it to Daniel, and you check it with legal.거의요. 반대예요. 대니얼에게는 제가 보내고, 법무팀은 그쪽이요.
Thanks for catching that. I'll write it up in an email today so we both have it.바로잡아 줘서 고마워요. 오늘 메일로 정리해 둘게요.
요약 한 번에 담당이 뒤바뀐 것이 드러났습니다. 건너뛰면 일이 어긋난 뒤에야 보이는 차이입니다.
04질문 설계
답이 Noted로 끝나지 않으려면 질문 하나에 답 하나만 남깁니다
Noted로 끝나는 것은 대개 무엇에 답해야 하는지가 문장에 없어서입니다. 확인할 내용을 문장 안에 쓰고, 질문은 한 통에 하나만, 답의 모양까지 알려 주면 예나 아니오가 돌아옵니다.
Please confirm.은 문법은 맞지만 무엇을 확인하라는 건지 받는 사람이 짐작해야 합니다. 짐작이 필요한 일은 미뤄지고, 가장 쉬운 답인 Noted가 돌아옵니다. Noted는 대개 읽었다는 표시일 뿐 동의까지 담지는 않습니다.
흐림
Please confirm.분명Could you confirm that the three items on page 2 match what you had in mind?
확인할 대상이 문장 안에 있어야 합니다. 없으면 무엇에 예라고 할지 모릅니다.
흐림
Let me know your thoughts.분명Are you okay with this plan as written?
의견을 열어 두면 길게 써야 해서 답이 미뤄집니다. 승인이 필요하면 승인만 묻습니다.
흐림
I'm waiting for your confirmation.분명Could you confirm by Thursday so I can place the order?
기다린다는 말은 부탁이 아니라 상황 보고입니다. 언제까지, 왜인지를 붙여 부탁으로 바꿉니다.
흐림
Can you confirm the quantity, the delivery address, and whether the logo is final?분명Three quick yes/no questions: (1) Is the quantity still 200? (2) Is the delivery address still the main office? (3) Is the logo final?
한 문장에 묶으면 쉬운 것만 답이 옵니다. 번호를 붙여 칸을 나눠 주세요.
고친 문장은 확인할 내용이 문장 안에 있고, 질문이 하나이며, 짧게 답해도 된다는 신호가 있습니다. 마지막 신호는 답의 모양을 정해 주는 한 줄로 보냅니다.
KEY LINE
If this looks right, just reply 'confirmed' and I'll take it from there.여러 사람에게 보내는 메일은 질문마다 이름을 붙입니다. “Priya, could you confirm the budget? Daniel, are you okay with the layout?” 이름이 없으면 서로 상대가 답하리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05구두 합의 확정
말로 합의한 내용은 그날 안에 메일로 한 번 더 확정합니다
통화나 회의에서 정한 내용은 같은 날 번호를 붙여 메일로 정리하고, 맞는지 답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말로 정한 일은 헤어지는 순간부터 서로 조금씩 다르게 기억됩니다. 그래서 합의한 내용을 메일로 정리해 보내고 맞는지 답해 달라고 합니다. 흔히 follow up in writing이라 부릅니다.
- To
- Dana
- Subject
- Recap of today's call (please confirm)
인사Hi Dana,
Thanks for your time on the call today. Here's what I have in my notes:
합의1. We'll start with the landing page only.
2. Your team will send the brand files by Wednesday.
3. I'll send the first draft the following Monday.
확인 요청Could you reply to confirm that this matches your understanding? If anything looks off, just tell me the number and I'll fix it.
끝인사Thanks again,
제목의 (please confirm)이 답이 필요한 메일임을 먼저 알립니다. 번호가 있으면 상대가 틀린 항목만 짚어 답할 수 있습니다.
못 믿어서 보내는 메일처럼 읽힐까 걱정되면, 목적을 한 줄로 밝히세요.
KEY LINE
I'm putting this in writing so we're both working from the same notes.보내는 때는 통화가 끝난 그날이 좋습니다. 며칠 지나면 정리가 아니라 새 주장처럼 읽힙니다.
말로 정한 내용은 글로 한 번 맞춰 봐야 서로 같은 내용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메일은 증거를 쌓으려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맞춰 보려는 것입니다.
06한 번 더
답이 없거나 Noted만 왔을 때는 질문을 더 작게 만들어 한 번 더 보냅니다
같은 메일을 그대로 다시 보내지 말고, 질문 하나만 남겨 같은 스레드에 보냅니다. 그래도 답이 없으면 채널을 바꿉니다.
확인 요청에 흐린 답이 오거나 답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먼저 돌아온 답이 정말 예인지 표로 읽어 봅니다.
| 돌아온 답 | 읽는 법 | 다음에 할 일 |
|---|---|---|
| Noted. | 대개 읽었다는 표시입니다. 동의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 질문을 하나로 줄여 다시 묻는다 |
| Sounds good. | 대체로 괜찮다는 뜻이지만 무엇에 대한 말인지는 남지 않습니다 | 항목 번호를 짚어 한 번 더 확인한다 |
| Yes to 1 and 3, but not 2. | 부분 예입니다 | 2번을 고쳐 다시 보낸다 |
예인지 모르겠다면 한 번 더 묻되, 지난 메일을 복사하지 말고 질문을 하나로 줄입니다. 상대를 탓하는 대신 내 메일에 질문이 묻혀 있었다고 쓰면 부드럽습니다.
KEY LINE
I think I buried my question in the last email, so here it is on its own.- Quick follow-up: does the second point match what you had in mind?짧게 다시 여쭙니다. 두 번째 항목은 생각하신 대로인가요?번호를 붙인 확인 메일에 답이 없을 때
- Sorry to bug you on this, but I need your okay before I place the order.번거롭게 해서 미안하지만, 주문 전에 승인이 필요해요.동료, 이유를 대며 다시 물을 때
- If it's easier, I can call you for a quick yes or no.편하시면 전화로 예·아니오만 여쭤볼게요.두 번 보내도 답이 없을 때, 채널을 바꾸며
두 번 보내도 답이 없으면 문장보다 채널을 바꾸는 쪽이 빠른 경우가 많습니다. 리마인드 문장은 따로 정리한 글이 있어 여기까지만 적습니다.
끝으로 내가 보낸 확인 메일을 돌아보는 목록입니다. 진단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점검하는 목록이니, 해당하는 항목만 눌러 보세요.
내 확인 메일 점검
0 / 5
해당하는 항목을 눌러 체크해 보세요.
끝다음 연습으로
이번 주에는 확인 메일 한 통을 질문으로 바꿔서
이번 주에 보낼 메일 중 확인이 필요한 한 통을 골라, Please confirm. 한 줄을 Could you confirm that…?이나 Is that right?로 끝나는 질문 하나로 바꿔 보세요. 답이 예나 아니오로 돌아오는지 보면 더 줄일 곳이 보입니다.
QFAQ
자주 묻는 질문
Q.영어 이메일에서 “확인 부탁드립니다”는 Please confirm으로 쓰면 되나요?
문법은 맞지만 무엇을 확인하라는 것인지가 빠져 있어 답이 흐려지기 쉽습니다. 내용이 맞는지 묻는다면 Could you confirm that 뒤에 확인할 내용을 쓰고, 받았는지 묻는다면 Did it come through okay?처럼 목적에 맞는 질문으로 바꾸세요.
Q.confirm과 check는 어떻게 다른가요?
check는 살펴보는 일이고, confirm은 맞다고 말해 주는 일입니다. 첨부를 열어 보라는 뜻이면 Could you take a look at the attached file?, 내용이 맞는지 답해 달라는 뜻이면 Could you confirm that…?으로 씁니다.
Q.“Noted”라고 답이 오면 동의한 건가요?
동의로 단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Noted는 대개 읽었다는 표시이고 승인의 뜻까지는 담지 않습니다. 진행해도 되는지 알고 싶다면 Are you okay with me going ahead?처럼 승인을 묻는 질문을 한 번 더 보내세요.
Q.“Just to confirm”은 메일에서도 쓰나요?
씁니다. 통화나 회의 뒤 정리 메일에서 Just to confirm, 뒤에 내가 이해한 내용을 적고 Is that right?로 닫습니다. 말로 합의한 내용을 글로 확정할 때 흔히 쓰는 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