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NGLE COLUMN영어 울렁증

원어민영어회화 울렁증,
실력보다 말하기 불안 때문일 수 있어요

  • 읽는 시간 약 7분
  • 자가 체크리스트 7문항
  • 참고 연구 6편

원어민영어회화 수업 전날이면 할 말을 대본처럼 적어 둬요. 원어민영어회화만 벌써 세 번째 도전이거든요. 그런데 이번 원어민영어회화 첫 시간에도 선생님이 "How was your weekend?" 하고 웃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대본에 없던 질문이었어요.

원어민영어회화를 고민하는 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끝까지 들어 보면 대본 속 영어는 이미 아는 표현인 경우가 많아요. 입을 막은 건 예상 못 한 질문 앞에서 올라온 불안이었죠.

01SELF CHECK

내 영어 울렁증, 어느 정도일까요?

아래 7개 문항 중 3개 이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실력보다 불안이 말을 막고 있을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영어 울렁증을 연구에서는 '외국어 불안'이라고 불러요. 아래 문항은 미국 텍사스대 호위츠(Horwitz) 교수 연구팀이 1986년에 만든 외국어 수업 불안 척도(FLCAS)를 참고해 일상 상황에 맞게 풀어 쓴 거예요. 정식 진단 도구는 아니고, 내 상태를 가볍게 점검하는 용도예요.

울렁증 자가 체크리스트

0 / 7

해당하는 문항을 눌러 체크해 보세요.

DATA

Horwitz 외, 1986

이 연구팀이 스페인어 초급반 대학생 75명에게 원래 문항을 물었더니, "긴장해서 아는 것도 까먹는다"에 57%가, "준비 없이 말해야 하면 당황한다"에 49%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원어민 옆에서도 편할 것 같다"고 답한 학생은 28%뿐이었고요.

6번 문항

여섯 번째 문항에 체크했다면 불안부터 의심해 보세요. 혼자 쓸 땐 되는 문장이 누가 볼 때만 막힌다면, 그 문장은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02WHY

원어민영어회화 수업만 들어가면 왜 머리가 하얘질까요?

말하기 불안이 머릿속 여유를 먼저 차지해 버려서, 알던 표현을 꺼낼 틈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영어로 말하는 순간 머릿속에서는 여러 일이 동시에 벌어져요. 상대 말을 알아듣고, 할 말을 고르고, 문법을 맞추고, 발음까지 챙겨야 하죠. 여기에 "틀리면 어떡하지", "선생님이 답답해하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이 끼어들면 쓸 수 있는 여유가 확 줄어듭니다. 프랑스어를 배우는 대학생 97명을 조사한 연구(MacIntyre & Gardner, 1994)에서도 듣고, 이해하고, 말하는 세 단계 모두에서 불안과 수행 능력이 밀접하게 맞물려 있었어요.

영어로 말하는 순간, 머릿속

불안이 끼어들면 알던 표현을 꺼낼 틈이 사라져요

호위츠 연구팀은 불안한 학습자들이 준비한 발표는 그럭저럭 해내면서도 즉석 역할극에서는 얼어붙는다고 기록했습니다. 문법을 분명히 알고 있는데 말하는 순간 잊어버린다는 호소도 흔했고요. 대본을 써 둔 날엔 괜찮다가 "How was your weekend?" 한마디에 무너지는 것도 같은 현상이에요.

같은 연구팀은 외국어 불안과 가까운 세 가지로 의사소통 자체에 대한 두려움, 시험 불안, 부정적으로 평가받을까 봐 두려운 마음을 꼽았어요. 원어민 선생님은 정답을 쥔 사람처럼 느껴져서, 주말 이야기 같은 평범한 수다도 평가받는 자리가 되기 쉽죠.

불안한 학습자와 그렇지 않은 학습자를 비교한 연구(Gregersen & Horwitz, 2002)에서는 불안한 쪽이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더 높고, 실수를 더 걱정하고, 남의 시선을 더 신경 썼어요. 할 일을 미루는 경향도 더 강했습니다. 체크리스트 마지막 문항처럼 수업 입장 버튼 앞에서 몇 분씩 망설이는 것도 이런 미루기에 가까워요.

불안한 학습자는 이렇게 달랐어요Gregersen & Horwitz, 2002
  •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기준↑ 더 높음
  • 실수에 대한 걱정↑ 더 많음
  • 남의 시선 신경 쓰기↑ 더 많음
  • 할 일을 미루는 경향체크리스트 7번↑ 더 강함

불안해서 말을 아끼고, 말을 아끼니 연습량이 줄고, 실력이 제자리라 다시 불안해지는 악순환이 생기기 쉬워요. 23개국 1만 9,933명의 데이터를 모은 메타분석(Teimouri 외, 2019)에서도 불안이 높을수록 언어 성취도가 낮은 경향이 일관되게 나타났습니다.

META-ANALYSIS

23개국

19,933명

불안이 높을수록 언어 성취도가 낮은 경향이 일관되게 나타났어요

Teimouri 외, 2019

그래서 원어민영어회화 울렁증은 원어민영어회화 수업 횟수만 늘린다고 저절로 풀리긴 어려워요. 원어민영어회화 전에, 부담을 낮춘 상태로 영어를 꺼내 보는 단계가 하나 더 필요합니다.

다음 · 텍스트로 먼저 대화하면?

03TEXT FIRST

텍스트로 먼저 대화하면 정말 불안이 줄어드나요?

네, 글로 주고받는 영어 대화는 생각할 시간이 있어 부담이 적고, 연구에서도 불안은 줄고 말하기 실력은 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어를 배우는 중고등학생 90명을 텍스트 채팅 그룹, 음성 채팅 그룹, 채팅을 하지 않는 그룹으로 30명씩 나눠 4주간 비교한 연구가 있어요(Satar & Özdener, 2008). 채팅 그룹은 두 명씩 짝을 지어 40~45분씩 과제 대화를 했는데, 말하기 실력은 텍스트와 음성 채팅 그룹 모두 올랐습니다. 그런데 불안이 줄어든 건 텍스트 채팅 그룹뿐이었어요.

4주 비교 · 중고등학생 90명

Satar & Özdener, 2008
불안 감소

텍스트 채팅

30명

말하기 실력↑ 올랐음
불안↓ 줄었음

음성 채팅

30명

말하기 실력↑ 올랐음
불안줄지 않음

채팅 안 함

30명

말하기 실력비교 기준
불안비교 기준
  • 준비할 시간

    글로 대화하면 문장을 만들 시간이 생겨요. 단어를 고르고 틀린 곳을 고친 다음, 준비가 됐을 때 보내면 되니까요.

  • 덜한 평가 부담

    상대 표정이 보이지 않으니 평가받는 느낌도 덜하고요.

  • 말하기와 같은 과정

    그러면서도 머릿속에서 영어 문장을 만들어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은 말하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말로 대화할 때는 선생님이 틀린 부분을 자연스럽게 고쳐 말해 줘도 그냥 지나가기 쉬워요. 대화 중 받은 문법 교정 가운데 학습자가 '문법을 고쳐 준 것'이라고 제대로 알아챈 경우는 13~24%에 그쳤다는 연구(Mackey 외, 2000)도 있습니다. 글로 받은 교정은 고쳐진 문장이 화면에 그대로 남아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에요.

프렌글 코치글로 주고받는 영어 대화
코치

What did you have for lunch today?

나

I eat kimchi stew with my team.

코치

Nice! "I had kimchi stew with my team." 이미 먹은 점심이니까 eat 대신 had로 써 볼까요?

말로 했다면 흘려들었을 had가, 글에서는 한 번 더 눈에 들어옵니다.

물론 텍스트만으로 끝낼 수는 없어요. 발음과 듣기, 실시간으로 받아치는 순발력은 결국 목소리로 연습해야 늘거든요.

04STEP BY STEP

울렁증이 있다면 원어민영어회화는 어떤 순서로 시작해야 할까요?

글 → 목소리 → 실제 상황 순서로 부담을 한 칸씩 올리면 됩니다.

저희가 코칭에서 이 순서를 권하는 건 1:1 원어민 영어회화에서 처음 꺼내 보는 문장을 줄여 주기 때문이에요. 이미 글로 써 보고 소리 내 녹음까지 해 본 문장은 원어민 앞에서도 더 쉽게 나오거든요.

단계별 연습법
단계부담이렇게 연습해요여기서 얻는 것
1단계 글 가장 낮음 하루 한두 문장을 영어로 쓰고 교정받기 문장을 만드는 힘, 틀려도 괜찮다는 경험
2단계 목소리 중간 같은 문장을 녹음하고 발음 피드백 받기 내 목소리로 영어를 내는 데 익숙해짐
3단계 실제 상황 가장 높음 1:1 원어민 영어회화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순발력
TIP

한 단계가 편해졌다고 느껴질 때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됩니다. 1:1 원어민 영어회화가 유난히 버거운 주에는 글 단계로 잠시 돌아가도 괜찮아요.

프렌글의 '듀얼케어'는 원어민 강사와 전담 코치 두 사람이 한 명의 학습자를 함께 돌보는 방식인데요, 이 세 단계를 둘이 나눠 맡습니다. 글과 목소리 단계는 코치 몫이에요. 수업이 없는 날 카카오톡으로 짧은 영어 미션과 대화 주제를 보내고, 학습자가 쓴 문장을 자동응답 없이 직접 읽고 고쳐 줍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녹음을 듣고 발음 피드백도 줘요. 실제 상황 단계인 1:1 원어민 영어회화에서는 원어민 강사가 발음과 표현을 실시간으로 교정합니다.

듀얼케어로 오르는 3단계 부담은 한 칸씩
전담 코치COACH
  • 카카오톡 영어 미션·대화 주제
  • 쓴 문장을 직접 읽고 교정
  • 주 1회 녹음 발음 피드백
원어민 강사TEACHER
  • 1:1 원어민 영어회화
  • 발음·표현 실시간 교정

✓WRAP-UP

정리

원어민영어회화 앞에서 머리가 하얘지는 건 말하기 불안이 머릿속 여유를 먼저 차지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불안하면 말을 아끼게 되고, 말을 아낄수록 연습이 줄어 불안이 다시 커지기 쉬워요. 4주간의 비교 연구에서도 불안이 줄어든 건 텍스트 채팅 그룹뿐이었습니다. 부담이 낮은 글 대화로 먼저 문장을 만들어 보고, 그다음 녹음, 1:1 원어민 영어회화 순으로 한 칸씩 올라가 보세요.

QFAQ

자주 묻는 질문

Q.영어를 거의 한마디도 못 하는데 원어민영어회화 시작해도 될까요?

네, 오히려 왕초보일수록 순서가 중요해요. 처음부터 1:1 원어민 영어회화로 들어가면 꺼낼 문장이 없어 불안만 커지기 쉽습니다. 짧은 영어 문장을 글로 써 보고 교정받는 것부터 시작하면, 실제 상황에서 꺼낼 문장이 하나둘 생겨요.

Q.아이도 원어민 선생님 앞에서는 입을 꾹 닫는데, 같은 이유일까요?

그럴 수 있어요. 앞에서 소개한 텍스트 채팅 연구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거든요. 아이가 말을 안 한다고 실력부터 의심하기보다, 짧은 영어 문장을 글로 주고받는 것처럼 틀려도 부담 없는 연습부터 시작해 보세요.

REFERENCES

참고 연구

  1. Horwitz, E. K., Horwitz, M. B., & Cope, J. (1986). Foreign language classroom anxiety. The Modern Language Journal, 70(2), 125–132. DOI
  2. MacIntyre, P. D., & Gardner, R. C. (1994). The subtle effects of language anxiety on cognitive processing in the second language. Language Learning, 44(2), 283–305. DOI
  3. Gregersen, T., & Horwitz, E. K. (2002). Language learning and perfectionism: Anxious and non-anxious language learners' reactions to their own oral performance. The Modern Language Journal, 86(4), 562–570. DOI
  4. Teimouri, Y., Goetze, J., & Plonsky, L. (2019). Second language anxiety and achievement: A meta-analysis. Studies in Second Language Acquisition, 41(2), 363–387. DOI
  5. Satar, H. M., & Özdener, N. (2008). The effects of synchronous CMC on speaking proficiency and anxiety: Text versus voice chat. The Modern Language Journal, 92(4), 595–613. DOI
  6. Mackey, A., Gass, S., & McDonough, K. (2000). How do learners perceive interactional feedback? Studies in Second Language Acquisition, 22(4), 471–497. D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