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NGLE COLUMN직장인 영어

1년을 들었는데
왜 Yes, I agree 한마디였을까

  • 읽는 시간 약 6분
  • 발화 시간 직접 계산
  • 참고 연구 5편

출근길 40분은 영어 팟캐스트, 점심엔 영어 영상, 자기 전엔 표현 정리까지 1년을 했어요. 그런데 어제 회의에서 외국인 동료가 What do you think? 하는 순간, 나온 건 Yes, I agree 한마디였어요.

프렌글 원어민영어회화를 시작하는 직장인분들께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프렌글에서 원어민영어회화 수업을 듣는 분들의 하루를 들여다보면 인풋이 모자란 경우는 거의 없어요. 모자란 건 그 영어를 입 밖으로 꺼내 본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프렌글은 수업이 없는 날에도 코치를 둡니다.

01INPUT ONLY

출퇴근길에 매일 영어 듣는데 왜 말은 안 늘까요?

듣고 읽는 인풋과 말하는 아웃풋은 쌓이는 곳이 달라서, 인풋만 늘린다고 말하기가 따라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직장인 1,000명 영어 학습 실태

이팝소프트·오픈서베이, 2023

2023년 상반기에 이팝소프트와 오픈서베이가 최근 3년 안에 영어 공부를 한 직장인 1,000명에게 물었더니, 하루 학습 시간이 30분 미만이라는 응답이 41%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고 약 72%가 출퇴근 이동 시간이나 점심 자투리 시간처럼 남는 시간을 활용한다고 답했어요. 특정 시간을 정해 놓고 공부한다는 응답은 27%에 그쳤고요.

여기서 눈여겨볼 건 자투리 시간에 하는 공부가 사실상 전부 듣기와 읽기라는 점이에요. 만원 지하철에서 소리 내 문장을 만들어 보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1년을 그렇게 해도 귀는 열리는데 입은 그대로입니다.

같은 현상을 학계에서 먼저 확인한 사례가 캐나다의 프랑스어 몰입 교육이에요. 학교 수업 대부분을 프랑스어로 받은 학생들을 8년 가까이 지켜봤더니, 듣고 읽는 능력은 원어민에 가까웠는데 말하기와 쓰기는 문법 정확성에서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인풋의 양으로만 보면 어떤 한국 직장인보다도 압도적인 환경이었는데도요. 이 관찰에서 나온 것이 스웨인(Swain)의 아웃풋 가설입니다. 인풋만으로는 부족하고, 직접 만들어 내보내는 경험이 따로 필요하다는 이야기예요.

수업 대부분을 프랑스어로 받은 학생들 8년 관찰 · Swain, 1985

INPUT · 듣기 · 읽기

원어민에 가까움 인풋의 양은 어떤 한국 직장인보다도 압도적

OUTPUT · 말하기 · 쓰기

문법 정확성 떨어짐 같은 환경, 같은 8년인데도

인풋만으로는 부족하고, 직접 만들어 내보내는 경험이 따로 필요합니다.

023 MINUTES

하루에 영어를 입 밖으로 꺼내는 시간, 실제로 몇 분일까요?

직접 계산해 보면 대부분 하루 3분 안팎이고, 수업이 없는 날은 0분입니다.

주 2회, 25분짜리 원어민 1:1 수업을 듣는 직장인을 예로 들어 볼게요. 한 주에 영어 수업 시간은 50분입니다. 그중 선생님이 질문하고 설명하는 시간, 교재를 읽는 시간을 빼면 내가 문장을 만들어 말하는 시간은 넉넉히 잡아도 절반쯤이에요. 주 25분. 7일로 나누면 하루 3분 30초입니다.

내 하루 발화 시간 계산주 2회 · 25분 수업 기준
  1. 1한 주 영어 수업 시간 (25분 × 2회)50분
  2. 2선생님 질문·설명, 교재 읽는 시간 빼기− 절반
  3. 3내가 문장을 만들어 말하는 시간주 25분
  4. ÷7하루 평균 발화 시간3분 30초

그런데 이 3분마저 평균값일 뿐이에요. 실제로는 수업이 있는 이틀에 몰려 있고, 나머지 닷새는 정확히 0분입니다. 회사에서 영어를 쓰는 분들도 사정은 비슷해요. 메일과 문서는 번역기와 지난 메일 템플릿으로 넘어가고, 회의에서는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시간이 대부분이니까요.

일주일 중 영어를 꺼내 쓰는 날

영어를 한마디도 꺼내지 않는 날 주 5일

한번 직접 계산해 보시면 숫자가 꽤 충격적일 거예요. 원어민영어회화를 1년 넘게 붙잡고 있었는데 실제로 입을 연 시간을 다 더하면 하루 3분이라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프렌글은 원어민영어회화 수업 횟수보다 이 숫자를 먼저 보고, 프렌글 듀얼케어로 수업 밖의 닷새를 따로 설계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30분 걷고 체력이 늘기를 기대하지는 않잖아요.말하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03OUTPUT

아웃풋이 왜 인풋보다 빨리 영어를 늘게 하나요?

말로 꺼내는 순간에만 말하고 싶은 것과 실제로 말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구멍이 드러나고, 학습은 그 구멍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말에 등산 갔어요"를 말하려다 I go to mountain... I went... hiking? 에서 멈칫한 적 있으시죠. 그 멈칫에서 학습이 일어나요. 듣기만 할 때는 이 구멍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아는 것 같았던 표현이 정작 안 나온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니까요.

말하고 싶은 문장과 실제로 나온 문장
머릿속

지난 주말에 등산 갔어요

입 밖으로

I go to mountain... I went... hiking?멈칫

이 멈칫에서 학습이 일어나요. 듣기만 할 때는 이 구멍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언어 교육에서는 이걸 알아차림(noticing)이라고 부르는데, 스웨인은 아웃풋의 기능으로 이 알아차림, 이렇게 말해도 되나를 시험해 보는 가설 검증, 그리고 언어 자체를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는 효과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실험으로도 확인됩니다. 영어를 전공하는 대학교 2학년생 60명을 30명씩 두 집단으로 나눠, 한쪽에는 학습한 내용을 말로 꺼내 보는 과제를 주고 다른 쪽에는 같은 자료를 주되 말로 꺼내는 과제는 주지 않은 연구가 있어요(Liu, 2013). 직후 시험에서 말로 꺼낸 집단은 평균 50.83점, 그렇지 않은 집단은 37.17점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본 시험에서도 57.17점 대 48.00점으로 차이가 남았고요.

대학교 2학년 60명 · 30명씩 두 집단

Liu, 2013
말로 꺼낸 집단

말하기 과제 있음

30명

직후 시험50.83
지연 시험57.17

같은 자료만 받음

30명

직후 시험37.17
지연 시험48.00

직후 +13.66점 · 시간이 지난 뒤에도 +9.17점 차이가 남았습니다

새로운 걸 배우지 않고 이미 아는 이야기를 반복해 말하기만 해도 결과가 달라집니다. 같은 이야기를 4분, 3분, 2분으로 시간을 줄여 가며 세 번 말하게 하는 훈련을 5주간 주 3회 진행한 연구에서(Santos & Ramírez-Ávila, 2022), 훈련 집단의 말하기 점수는 7.83점에서 11.00점으로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일반 수업만 받은 집단은 8.00점에서 8.25점으로 거의 제자리였고요.

5주 · 주 3회 반복 말하기 훈련

Santos & Ramírez-Ávila, 2022

문제는 시간이에요. 하루 세 번 카페에 앉아 영어로 혼잣말할 여유가 있는 직장인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미 하루에 수십 번 열어 보는 곳에 그 시간을 숨겨 두면 됩니다.

다음 · 그럼 어디서 꺼내 쓰죠?

04ROUTINE

바쁜 직장인은 매일 영어를 어디서 꺼내 쓰죠?

이미 하루에 수십 번 열어 보는 메신저 안에서, 한 번에 2~3분씩 나눠 꺼내 쓰면 됩니다.

프렌글의 듀얼케어는 원어민 선생님과 전담 코치 두 사람이 한 명을 맡는 방식인데요, 둘이 하는 일이 다릅니다. 원어민 선생님은 주 2회 1:1 수업에서 발음과 표현을 실시간으로 교정하고, 코치는 수업이 없는 닷새를 맡아요. 아침에 카카오톡으로 짧은 질문을 하나 보내고, 답해 온 영어 문장을 자동응답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읽고 고쳐 줍니다.

하루 7분, 세 번으로 쪼개서 수업일은 여기에 25분 더
2분 출근길 할 일 한 가지를 영어 한 문장으로
3분 점심 직후 코치 질문에 두세 문장 답하고 교정
2분 퇴근길 그날 있었던 일 30초 음성 녹음
25분 수업일 써 본 문장을 선생님 앞에서

하루 7분 × 주 5일 = 주 35분 + 수업 50분

시간대별로 이렇게 꺼내 씁니다
시간대걸리는 시간이렇게 꺼내 씁니다
출근길 2분 오늘 할 일 한 가지를 영어 한 문장으로 써서 코치에게 보내기
점심 직후 3분 코치가 보낸 질문에 두세 문장으로 답하고 교정받기
퇴근길 2분 그날 있었던 일을 영어로 30초쯤 음성 녹음해 보내기
수업일 25분 그 주에 써 본 문장을 원어민 선생님 앞에서 입으로 꺼내기

하루 7분이면 주 5일에 35분입니다. 여기에 수업 50분을 더하면 주 85분이 돼요. 앞에서 계산한 주 25분과 비교하면 세 배가 넘습니다.

수업만 들을 때주 25분
듀얼케어로 닷새를 채웠을 때주 85분

앞에서 계산한 주 25분과 비교하면 세 배가 넘습니다

코치와는 이런 식으로 주고받아요.

프렌글 코치수업 없는 날, 카카오톡으로
코치

What's one thing you have to finish today?

나

I will send the report yesterday, so today I check it again.

코치

Good start! "I sent the report yesterday, so today I'll check it again." 어제 이미 보낸 일이니까 sent로 바꿔서 수업 때 그대로 써 보세요.

한 번 써 보고 교정까지 받은 문장은 수업에서 훨씬 빨리 나옵니다.

숫자보다 눈여겨볼 건 순서예요. 한 번 써 보고 교정까지 받은 문장은 수업에서 훨씬 빨리 나옵니다. 수업 시간이 처음 만드는 문장을 더듬는 시간에서, 써 본 문장을 다듬는 시간으로 바뀌는 거죠.

TIP

야근하는 날은 한 문장만 보내도 됩니다. 0분과 1분의 차이가 1분과 10분의 차이보다 큽니다.

✓WRAP-UP

정리

직장인의 영어가 안 느는 건 공부량이 아니라 발화량의 문제입니다. 자투리 시간에 하는 공부는 대부분 듣기와 읽기라서, 1년을 해도 입 밖으로 꺼낸 시간은 하루 3분 남짓이고 수업 없는 날은 0분에 가깝습니다. 말로 꺼내야만 아는 것과 쓸 수 있는 것 사이의 구멍이 보이고, 실험에서도 말로 꺼낸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점수가 높았습니다. 프렌글 듀얼케어는 원어민 선생님이 수업 이틀을, 코치가 나머지 닷새를 맡아 그 0분을 메웁니다.

QFAQ

자주 묻는 질문

Q.회사에서 영어 쓸 일이 거의 없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쓸 일이 없을수록 오히려 필요해요. 막상 쓸 일이 생겼을 때 실력을 끌어올릴 시간은 없거든요. 해외 지사와 미팅이 잡히거나 외국인 동료가 팀에 들어오는 건 보통 예고 없이 일어나잖아요. 매일 2~3분씩 꺼내 쓰는 건 실력을 새로 쌓는다기보다, 필요할 때 바로 꺼낼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는 일입니다.

Q.하루 3분으로 정말 뭐가 달라지나요?

3분 자체보다 매일 한다는 게 중요해요. 앞에서 소개한 반복 말하기 연구도 새로운 내용을 가르치지 않고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 말하게 했을 뿐인데, 5주 만에 말하기 점수가 7.83점에서 11.00점으로 올랐습니다. 한 번에 오래 하느냐보다, 영어로 문장을 얼마나 자주 만들어 보느냐가 관건이에요.

Q.야근이랑 출장이 잦아서 매일은 못 지킬 것 같아요.

못 지키는 날이 있는 게 정상이에요. 프렌글에서 코치가 매일 먼저 말을 거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스스로 시작해야 하는 공부는 바쁜 주에 가장 먼저 밀리거든요. 답장이 며칠 밀렸다면 그날 한 문장부터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REFERENCES

참고한 연구

  1. Swain, M. (1985). Communicative competence: Some roles of comprehensible input and comprehensible output in its development. In S. Gass & C. Madden (Eds.), Input in Second Language Acquisition.
  2. Swain, M. (1995). Three functions of output in second language learning. In G. Cook & B. Seidlhofer (Eds.), Principle and Practice in Applied Linguistics.
  3. Liu, Q. (2013). The role of oral output in noticing and promoting the acquisition of linguistic forms. English Language Teaching, 6(11).
  4. Santos, M., & Ramírez-Ávila, M. R. (2022). Improving speaking fluency through 4/3/2 technique and self-assessment. TESL-EJ, 26(2).
  5. 이팝소프트·오픈서베이 (2023). 2023년 상반기 직장인 영어 학습 실태조사(직장인 1,000명). 아주경제 보도.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