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NGLE COLUMN영어 독학

학교 영어는 밑천으로 두고,
공부하는 순서를 바꿉니다

  • 2026.10.12
  • 영어 독학
  • 읽는 시간 약 14분

새해 첫 주에 문법책을 새로 사서 1장 「문장의 형식」부터 다시 풀었습니다. 고등학교 때와 입사 2년 차 때에 이어 세 번째로 펴는 1장이었습니다. 문제는 거의 다 맞혔는데, 책을 덮고 제가 하는 일을 영어로 한 문장 말해 보려니 첫 단어부터 나오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영어를 배운 성인은 빈손으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단어와 문법, 읽는 힘이라는 밑천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시작할 때는 그 밑천은 제쳐 두고 학창 시절 방식부터 꺼내 듭니다. 단어장 첫 장과 문법책 1장입니다.

이 글은 학교에서 읽기와 문법 위주로 영어를 배운 성인이 혼자 다시 시작하는 경우만 다룹니다. 독학으로 어디까지 되는지, 늦게 시작해도 되는지는 따로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SUMMARY

학교 영어로 쌓은 어휘·문법·읽기는 밑천으로 두고, 소리와 말하는 속도, 틀려도 말하는 습관을 새로 들입니다. 재료는 교재 대신 내 일과 생활에서 가져옵니다.

  • 밑천 살리기
  • 옛 습관 내려놓기
  • 내 이야기로 문장
  • 질문으로 확인

01가진 것과 새로 들일 것

학교 영어로 쌓은 어휘·문법·읽기는 그대로 쓰고, 소리와 말하는 습관을 새로 들입니다

단어와 문법, 읽는 힘은 이미 있으니 다시 공부하지 않고 꺼내 씁니다. 새로 들일 것은 아는 단어의 실제 소리, 대화 속도에 맞춰 말하는 힘, 틀려도 끝까지 말하는 습관입니다.

학교 영어는 대개 지문을 읽고 답을 고르는 영어였습니다. 그 시간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영어 메일을 받으면 시간이 걸려도 뜻은 대개 잡아냅니다. 쌓인 것이 눈과 머리 쪽에 몰려 있고, 귀와 입 쪽이 비어 있을 뿐입니다.

학교 영어가 남긴 것과 새로 들일 것

이미 가진 것

어휘 · 문법 · 읽기읽으면 뜻이 떠오르는 단어, 문장을 뜯어보는 문법, 느려도 메일 한 통은 읽어 내는 힘

새로 들일 것

소리 · 말하는 속도 · 틀려도 말하기아는 단어의 실제 소리, 대화 속도로 꺼내는 힘, 틀린 문장이라도 끝까지 말하는 습관

왼쪽은 이미 손에 든 재료입니다. 공부 시간은 오른쪽에 씁니다.

소리는 오히려 아는 단어에서 어긋나기 쉽습니다. vegetable은 철자대로 ve-ge-ta-ble 네 박자로 읽기 쉽지만, 실제로는 VEJ-tuh-bul처럼 세 박자로 말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different도 말할 때는 DIF-rent처럼 두 박자로 줄어드는 일이 흔합니다. 아는 단어라도 소리는 사전 음성으로 새로 들어 둡니다.

틀려도 말하는 습관은 시험 영어와 반대 방향입니다. 시험에서는 틀리면 감점이었지만, 대화에서는 조금 틀린 문장도 뜻이 통하면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문장이 머릿속에서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사이 대화는 다음 화제로 넘어갑니다. 오랜만에 영어로 말하는 자리라면 처음에 한마디 깔아 두세요.

KEY LINE

I haven't spoken English in a while, so I'm a little rusty.
한동안 영어로 말을 안 해서 좀 녹슬었어요.오랜만에 영어로 대화를 시작할 때

02내려놓을 습관

다시 시작할 때 단어장 첫 장과 문법책 1장부터 펴는 습관은 내려놓습니다

학창 시절 방식으로 돌아가면 이미 아는 앞부분만 되풀이하다 멈추기 쉽습니다. 단어는 이번 주에 말할 문장에 필요한 것부터, 문법은 말하다 막힌 곳만 찾아보는 쪽으로 순서를 뒤집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성인이 먼저 손에 드는 것은 흔히 단어장과 문법책입니다. 익숙한 방식이고, 첫 장부터 차례로 하면 진도가 눈에 보입니다. 그런데 멈췄다가 다시 시작할 때마다 1번부터 펴니 단어장은 앞쪽만 닳습니다. 문법책도 1장은 이미 아는 내용이라 술술 넘어가고, 그 맛에 다음번에도 1장부터 폅니다. 그사이 입은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학창 시절 방식과 다시 시작할 때의 방식
학창 시절 방식그대로 하면바꿔서 하면
단어장 1번부터 외우기앞쪽만 몇 번씩 보다가 멈춘다이번 주에 말할 문장에 필요한 단어부터 찾는다
단어와 한국어 뜻만 짝지어 외우기뜻은 알아도 어떤 말과 붙여 쓰는지 모른다사전 예문째로 보고, 내 문장에 넣어 말해 본다
문법책 1장부터 다시 읽기이미 아는 앞부분에 시간이 다 간다목차만 훑어 두고 막힌 곳만 찾는다
지문을 눈으로 해석하기아는 문장도 소리 내면 낯설다읽은 글에서 문장 하나를 골라 소리 내어 말한다

아래 문장은 모두 학교에서 배운 규칙으로 고칠 수 있습니다. 규칙을 몰라서라기보다 말로 꺼내 본 적이 드물어서, 말하는 속도에서는 한국어 순서나 눈에 익은 꼴이 먼저 나옵니다. 1장부터 다시 읽어서는 잘 잡히지 않는 실수입니다.

  • 틀림I am studying English again since last month.

    고침I've been studying English again since last month.

    since로 「그때부터 지금까지」를 말할 때는 현재완료 진행형을 씁니다. 「~하고 있다」를 그대로 옮기면 현재진행형이 먼저 나옵니다.

  • 틀림I will contact with the client tomorrow.

    고침I'll contact the client tomorrow.

    contact는 바로 뒤에 상대를 받는 동사입니다. 「~와 연락하다」의 「와」가 with로 붙은 문장입니다.

  • 틀림I enjoy to cook on weekends.

    고침I enjoy cooking on weekends.

    enjoy 뒤에는 -ing가 옵니다. 시험에서 맞혔던 규칙도 말할 때는 to가 먼저 나오기 쉽습니다.

  • 틀림I studied English hardly in high school.

    고침I studied English hard in high school.

    hardly는 「거의 ~하지 않다」라서 뜻이 반대가 됩니다. 「열심히」는 hard입니다.

TIP

문법책은 목차를 한 번 훑어 두면 됩니다. 시제나 수동태가 어디쯤 있는지 알면, 막힌 문장이 생겼을 때 그 부분만 바로 펴 볼 수 있습니다.

03내 이야기로 재료 만들기

독학 재료는 교재 속 남의 대화보다 내 일과 생활에서 가져옵니다

성인이 영어로 자주 하게 되는 말은 대개 내 일과 요즘 생활 이야기입니다. 내 일을 한 문장으로 만들고, 학교에서 뜻만 외워 둔 숙어를 그 문장에 넣어 재료를 늘립니다.

교재 속 대화는 흔히 공항 카운터나 호텔 프런트에서 오갑니다. 성인이 영어로 실제로 하게 되는 말은 그보다 가깝습니다. 무슨 일을 하는지, 요즘 무엇 때문에 바쁜지입니다. 이 재료는 이미 한국어로 머릿속에 다 들어 있습니다.

첫 문장은 내 일을 설명하는 한 문장으로 만듭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자주 나오는 What do you do?에 회사 이름이나 직급만 답하면 상대가 한 번 더 물어야 합니다. 분야, 회사, 주로 하는 일, 함께 일하는 상대를 차례로 이으면 됩니다.

내 일을 한 문장으로 만들면

I work in purchasing어느 분야에서at a furniture company,어떤 회사에서and I mostly deal with주로 하는 일 · 외워 둔 숙어suppliers in Vietnam.누구와

덩어리마다 내 경우를 넣습니다. 분야 이름을 영어로 모르겠으면 I buy materials for a furniture company.처럼 하는 일을 동사로 풀어도 됩니다.

학교에서 외운 숙어도 여기서 살아납니다. be in charge of, be used to처럼 시험 문제로 만나 뜻만 외워 둔 표현을 내 일과 생활에 붙이면 대화에서 쓸 문장이 됩니다.

  • I'm in charge of overseas orders.해외 주문을 맡고 있어요.be in charge of · 맡은 일을 말할 때
  • I'm used to working with people in different time zones.시차가 나는 곳 사람들과 일하는 데 익숙해요.be used to -ing · 익숙한 일을 말할 때
  • I'm supposed to give a short update at Monday's meeting.월요일 회의에서 진행 상황을 짧게 공유하기로 되어 있어요.be supposed to · 하기로 되어 있는 일
  • I'm looking forward to taking a few days off next month.다음 달에 며칠 쉬는 게 기다려져요.look forward to -ing · 기다리는 일
  • I'm not very good at small talk, to be honest.솔직히 가벼운 잡담은 잘 못해요.be good at ·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

04독학의 한 주

한 주는 주제 하나를 쓰고, 소리를 찾고, 말하고, 질문으로 남기는 순서로 돌립니다

주제 하나를 정해 아는 단어로 쓰고, 빈칸과 소리를 채우고, 소리 내어 말하고, 틀려도 끝까지 말해 본 뒤, 자신 없는 곳을 질문 하나로 남깁니다. 하루 15분 안팎으로 도는 다섯 칸입니다.

성인의 공부 시간은 흔히 출근 전, 점심 뒤, 아이를 재운 뒤처럼 짧게 끊겨 있습니다. 그래서 한 주를 교재 진도 대신 주제 하나로 묶습니다. 이번 주 주제가 「지난 금요일 회식」이라면, 그 이야기 세 문장이 한 주 동안 눈에서 입으로 옮겨 갑니다.

주제 하나로 도는 성인 독학의 한 주하루 15분 안팎
  1. 월아는 단어로 세 문장 쓰기한국어로 다 쓰고 번역하지 말고, 가진 단어와 문법으로 바로 씁니다. 모르는 단어 자리만 한국어로 남깁니다.On Friday we had a [회식] after work.
  2. 화빈칸과 소리 채우기빈자리를 사전 예문으로 채우고, 단어마다 음성을 들으며 강세에 표시합니다.On Friday we had a team dinner after work.
  3. 수·목보면서, 그다음 안 보고 말하기세 문장을 이어 말하고 녹음합니다. 목요일에는 메모를 덮습니다.
  4. 금틀려도 끝까지 말하기메모 없이 1분 동안 말합니다. 틀리면 고쳐 말하고 그대로 이어 갑니다.
  5. 주말질문 한 줄 남기기끝까지 자신 없는 곳을 「A인가요, B인가요?」 질문 하나로 적습니다.Is it “after work” or “after the work”?

월요일은 학교 영어의 밑천으로, 화요일부터는 새로 들일 소리와 속도, 틀려도 이어 가는 습관으로 합니다. 다음 주에는 주제만 바꾸고, 바쁜 주라면 월요일, 목요일, 주말 세 칸만 지켜도 됩니다.

금요일에 틀린 말을 알아채면 처음부터 다시 하지 말고, 틀린 곳만 바로잡고 넘어갑니다.

KEY LINE

Sorry, I mean Friday, not Thursday.
아, 목요일 말고 금요일이요.말하다 틀린 말을 알아챘을 때

05혼자 확인이 안 될 때

혼자 확인이 안 되는 문장은 「A인가요, B인가요?」 질문으로 바꿔 모아 둡니다

철자, 뜻, 문법 규칙, 발음은 사전과 문법책으로 혼자서도 확인됩니다. 「실제로 이렇게들 말하나?」는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질문으로 적어 두었다가 원어민에게 한 번에 묻습니다.

독학하며 쓴 문장에 남는 의문은 두 가지입니다. 맞는지 틀리는지는 사전 예문과 문법책으로 대부분 가려집니다. 어려운 쪽은 「틀리지는 않았는데 실제로 이렇게들 말하나?」입니다.

이 의문은 「이 문장 맞아요?」가 아니라 「A인가요, B인가요?」로 적어 둡니다. 상대는 고르기만 하면 되고, 고른 이유를 덧붙이기도 쉽습니다. 질문은 한 줄에 하나씩, 그 주 주제 메모 끝에 모읍니다.

  • Which sounds more natural, “a team dinner” or “a company dinner”?“a team dinner”와 “a company dinner” 중 어느 쪽이 더 자연스럽게 들려요?두 표현을 놓고 하나를 고를 때
  • Would people actually say this at work?회사에서 실제로 이렇게들 말하나요?책에서 본 표현이 실제로 쓰이는지 궁금할 때
  • How would you say this more casually?이걸 좀 더 편하게 말하면 어떻게 돼요?맞는 문장인데 딱딱하게 들릴 때
  • Did that come out right?방금 제대로 말한 거 맞아요?말하고 나서 뜻대로 들렸는지 확인할 때
  • If something sounds off, just let me know.이상하게 들리는 데가 있으면 그냥 말해 주세요.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부탁해 둘 때

모아 둔 질문 하나를 동료에게 꺼낸 대화

Grace해외 지사 동료
나

Quick question. Would you say “I deal with suppliers” or “I work with suppliers”?질문 하나만요. deal with라고 하세요, work with라고 하세요?

Grace

Both work, but “work with” sounds a bit friendlier. Are you their main contact?둘 다 돼요. 그래도 work with가 조금 더 부드럽게 들려요. 그쪽 주 담당자세요?

나

Yes, for all our suppliers in Vietnam.네, 베트남 협력업체는 다 제가 맡아요.

Grace

Then just say, “I’m the main contact for our suppliers in Vietnam.”그럼 그냥 「베트남 협력업체 주 담당자예요」라고 하면 돼요.

나

That's exactly what I do. Let me write that down.딱 제가 하는 일이네요. 적어 둘게요.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물으면 답이 빨리 오고, 내 상황에 더 맞는 표현이 덤으로 따라오기도 합니다.

KEY LINE

Does this sound natural, or would you say it differently?
이 문장 자연스럽게 들려요, 아니면 다르게 말하시겠어요?비교할 다른 표현이 없을 때

모아 둔 질문은 외국인 동료든 강사든, 답해 줄 사람에게 한꺼번에 가져갑니다. 프렌글에서는 원어민 강사와 Google Meet로 1:1 수업을 하는데, 듀얼케어(수업 + 매일 카톡)를 고르면 수업 사이에도 전담 코치가 카카오톡으로 문장을 받아 고쳐 줍니다.

06습관 점검

내 독학에 학창 시절 습관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여섯 가지로 점검합니다

다시 시작할 때 저절로 돌아오는 습관은 대개 비슷합니다. 해당하는 항목이 많을수록 공부 시간을 외우고 읽는 쪽에서 소리 내어 말하는 쪽으로 옮길 여지가 큽니다.

학교 영어는 다시 배울 과목이 아니라 꺼내 쓸 밑천입니다. 새 교재를 들일 필요 없이 순서만 바꾸면 됩니다. 외우고 읽는 데서 시작하지 말고, 내 문장을 소리 내어 말하는 데서 시작하세요.

아래 항목은 진단 도구가 아니라, 지금 내 독학에 학창 시절 습관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는 목록입니다.

내 독학에 남아 있는 학교 영어 습관

0 / 6

해당하는 항목을 눌러 체크해 보세요.

끝다음 연습으로

이번 주에는 외워 둔 숙어 하나로 내 일 한 문장을

학교에서 외운 숙어 가운데 지금 떠오르는 것 하나를 고르세요. be in charge of도, deal with도 좋습니다. 그 숙어를 넣어 내 일을 말하는 영어 문장 하나를 쓰고, 단어 소리를 사전 음성으로 확인한 뒤 소리 내어 세 번 말합니다. 자신 없는 곳은 「A인가요, B인가요?」 질문 한 줄로 남기면 이번 주 몫은 끝입니다.

QFAQ

자주 묻는 질문

Q.성인 영어 독학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단어장이나 문법책 1장보다 내 일을 설명하는 영어 문장 하나부터 시작하세요. 학교에서 배운 단어와 문법으로 먼저 써 보고, 단어의 실제 소리를 사전 음성으로 확인한 뒤 소리 내어 말하는 순서면 됩니다.

Q.학교에서 배운 영어 문법,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하나요?

처음부터 다시 할 필요는 없습니다. 말할 때 틀리는 문장 가운데에는 이미 아는 규칙인데 말로 꺼내 본 적이 적어서 틀리는 것도 적지 않습니다. 문법책은 목차만 훑어 두고, 막힌 문장이 생길 때 그 부분만 찾아보세요.

Q.영어 단어장으로 외우는 공부는 이제 안 해도 되나요?

단어장을 버릴 필요는 없지만 1번부터 차례로 외우는 방식은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주에 말할 문장에 필요한 단어부터 찾고, 단어 옆에는 한국어 뜻 대신 그 단어를 넣은 내 문장을 적어 두세요.

Q.혼자 공부할 때 내 영어 문장이 자연스러운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A인가요, B인가요?」처럼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질문으로 적어 두었다가 원어민이나 강사에게 한 번에 물어보세요. 맞고 틀린 것은 사전 예문과 문법책으로 대부분 확인할 수 있지만, 자연스러운지는 혼자 판단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