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질문을 받아도
언제 답할지까지 말하면 됩니다
“I think so”가 날짜가 된 순간
회의가 끝나 갈 무렵 본사 매니저가 물었습니다. “Can we still ship on the 15th?” 테스트 일정은 받아 보지도 못했는데 모두가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I think so.”라고 답했고, 그 한마디는 회의록에 “15일 출시 가능”으로 적혔습니다.
준비한 안건은 말할 수 있어도 회의 끝에 날아오는 한 줄 질문은 준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정 맞출 수 있어요?” “예산은 얼마나 더 들어요?” 영어가 막힌 것이 아니라 답할 내용이 아직 내 손에 없는 순간입니다.
문장이 안 나올 때 쓰는 말(Well…, Um…)은 다른 글에서 다뤘으니 여기서는 뺍니다. 이 글은 내용이 없을 때를 다룹니다. 없는 내용을 지어내지 않고 안전하게 미루는 문장과 미룬 약속을 지키는 순서입니다.
SUMMARY
시간을 버는 말에는 지금 무엇이 비어 있는지와 언제 채울 것인지가 함께 들어 있어야 합니다. 몇 초면 질문을 되받고, 그보다 길면 시점을 붙여 약속합니다.
- 질문 되받기
- 없는 것 말하기
- 시점 붙이기
- 글로 남기기
01세 가지 유형
시간을 벌기 전에, 지금 내게 무엇이 비어 있는지부터 가립니다
답을 정리할 시간이 모자라면 몇 초, 정보가 내 손에 없으면 시점을 붙인 약속, 질문이 너무 넓으면 범위를 좁히는 되묻기가 맞습니다.
“Let me think about that.”은 쓸모 있는 문장이지만 모든 경우에 맞지는 않습니다. 정리할 시간이 모자란 사람에게는 맞지만, 숫자가 내 손에 없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숫자는 생각한다고 나오지 않습니다.
| 유형 | 비어 있는 것 | 이럴 때 하는 말 | 버는 시간 |
|---|---|---|---|
| 생각할 시간 | 답은 알지만 정리가 안 됨 | Let me think about that for a second. | 몇 초 |
| 확인 후 답 | 정보가 내 손에 없음 | I don't have that in front of me. Let me check and get back to you by 3 p.m. | 몇 시간에서 며칠 |
| 범위 좁히기 | 질문이 너무 넓음 | Are you asking about this quarter or the full year? | 몇 초, 답도 짧아짐 |
세 가지는 이어서 쓰기도 합니다. 먼저 범위를 좁혀 질문을 작게 만들고, 그래도 정보가 없으면 확인 후 답을 약속합니다.
02몇 초 벌기
바로 답하기 어려우면 질문을 내 말로 되받고, 범위를 좁힙니다
“Good question” 한마디로 버티지 말고 질문을 내 말로 되받거나 어느 쪽을 묻는지 물으면, 몇 초가 벌리고 엉뚱한 답을 할 위험도 줄어듭니다.
여기서 되묻는 것은 못 알아들어서가 아닙니다. 질문은 들었는데 답이 없는 경우입니다. 놓친 말을 다시 묻는 방법은 따로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되받는 말은 상대에게는 확인이고, 나에게는 생각할 시간입니다. 질문이 넓거나 모호할수록 효과가 큽니다. 어디까지 답할지 모른 채 길게 말하다 정작 궁금해한 부분을 놓치는 일도 줄어듭니다.
- That's a fair question. Give me a second to think it through.맞는 질문이에요. 잠깐 생각을 정리할게요.몇 초면 될 때, 첫마디로
- Let me think out loud for a second.잠깐 소리 내어 생각해 볼게요.답이 완성되기 전이라도 생각의 방향을 보여 줄 때
- So you're asking whether we can still hit the 15th?그러니까 15일에 아직 맞출 수 있는지 물으시는 거죠?질문을 되받아 확인하며 벌 때
- When you say “on track,” do you mean the launch date or the feature list?“계획대로”라는 건 출시일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기능 목록을 말씀하시는 건가요?모호한 단어의 범위를 좁힐 때
- Do you want the short version, or should I walk through the details?요점만 말씀드릴까요, 자세히 설명드릴까요?답의 깊이를 정하며 벌 때
KEY LINE
Let me make sure I'm answering the right question.03모른다고 말하기
“모르겠다”는 I don’t know로 끝내지 말고, 지금 없는 것을 말합니다
모르는 것을 숨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I don’t know”만 남기면 상대가 할 일이 없으니, 지금 내게 없는 것과 언제 알려 줄지를 같이 말합니다.
I don’t know는 틀린 문장이 아닙니다. 다만 회의에서는 이 말에서 대화가 멈춥니다. 상대는 기다려야 하는지, 다른 사람에게 물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모른다는 사실은 그대로 두고 뒤에 다음 행동을 붙이면, 같은 정보가 보고로 바뀝니다.
막연
I don't know.분명I'd have to confirm that number. I'll send it to you today.
틀린 문장은 아니지만 대화가 거기서 멈춥니다. 지금 없는 것과 다음 행동을 붙이면 상대가 기다릴 수 있습니다.
막연
Maybe next month? I'm not sure.분명I don't want to commit to a date until I've heard back from the vendor.
추측으로 던진 날짜는 회의록에 약속으로 남습니다. 확인 전에는 날짜를 말하지 않겠다고 하면 됩니다.
막연
I didn't prepare for that question.분명I don't have the latest on that. I'll pull it together and share it by Friday.
준비를 못 했다는 사정은 상대에게 쓸모가 없습니다. 지금 가진 것과 정리해서 줄 시점을 말하는 쪽이 쓸모 있습니다.
막연
That's difficult to answer.분명I'd rather check before I answer that. Can I get back to you by end of day?
답하기 어렵다는 말은 답하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도 들립니다. 확인하겠다는 말과 시점을 주세요.
04시점 붙이기
미룰 때는 “무엇을, 누구에게, 언제까지”를 한 문장에 넣습니다
“Let me check and get back to you”만으로는 약속이 아니라 인사입니다. 지금 없는 것, 확인할 곳, 받는 사람, 시점을 한 문장에 넣으면 상대가 그 시점을 일정에 적어 둘 수 있습니다.
“확인 후 연락드리겠습니다”도 날짜가 없으면 언제 올지 모릅니다. 영어도 같아서 get back to you만 말하면 상대는 기다리다 “Any update?”라고 다시 묻게 됩니다. 시점을 붙인 문장은 네 덩어리로 나뉩니다.
I don't have the final numbers yet,지금 없는 것so I'll confirm with Finance확인할 곳and send them to you받는 사람·방법by Thursday noon.시점
마지막 덩어리가 빠지면 앞의 세 덩어리는 “곧 연락드릴게요”와 같아집니다. 시점은 문장 끝에 오지만, 말하기 전에 가장 먼저 정해 두는 칸입니다.
같은 get back to you라도 시점이 얼마나 구체적인지에 따라 상대에게는 전혀 다른 말입니다.
- 시점 없음I'll get back to you.연락드릴게요.
- 막연한 시점I'll get back to you soon.곧 연락드릴게요.
- 기간I'll get back to you this week.이번 주 안에 연락드릴게요.
- 요일I'll get back to you by Thursday.목요일까지 연락드릴게요.
- 요일·시각·기준 시간대I'll get back to you by 3 p.m. Thursday, Seoul time.서울 시간으로 목요일 오후 3시까지 연락드릴게요.
“by end of day”(줄여서 EOD)는 편하지만 퇴근 때인지 자정인지, 어느 시간대의 하루인지가 사람마다 갈립니다. 시간대가 다르면 “by end of day, Seoul time”처럼 기준을 적습니다.
KEY LINE
I'd rather give you the right answer tomorrow than a guess today.시점 자체를 정할 수 없다면 알려 줄 시점을 약속하세요. “I can’t give you a date yet, but I’ll update you by Friday on where things stand.”
05곤란한 질문
예산·일정처럼 곤란한 질문일수록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나눠 말합니다
방어적으로 들리는 것은 미루는 행동이 아니라 변명부터 시작하는 순서입니다. 지금 아는 것을 먼저 말하고, 모르는 것과 확인할 시점을 뒤에 붙이면 미루는 말이 보고로 들립니다.
일정과 예산 질문이 곤란한 것은 숫자가 곧 약속이 되기 때문입니다. 추측은 싫은데 미루면 숨기는 것처럼 보일까 걱정됩니다. 이때 사정 설명부터 꺼내면 방어적으로 들리고, 아는 것부터 말하면 보고로 들립니다.
“It depends.”만 말하면 이유를 듣기도 전에 빠져나가는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무엇에 달려 있는지를 뒤에 붙이면 같은 말이 정보가 됩니다.
- Here's what I know so far, and here's what I still need to confirm.지금까지 아는 것과 아직 확인해야 할 것을 나눠서 말씀드리겠습니다.상사·본사, 상황 보고 형식으로 시작할 때
- I don't want to give you a number I can't stand behind.제가 책임질 수 없는 숫자는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추측으로 답하라는 압박이 있을 때
- That depends on the vendor's test results, so let me confirm with them first.협력사 테스트 결과에 달려 있어서 먼저 확인해 보겠습니다.이유가 외부에 있을 때
- That's a question for Finance, but I'll find out where it stands and report back.재무팀에 물어봐야 하는 부분인데, 현황을 알아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내 소관이 아닐 때
KEY LINE
I can give you a ballpark now and a firm number by Friday.일정 질문에 아는 것과 확인할 것을 나눠 답하는 대화
Can we still launch on the 15th?15일에 아직 출시할 수 있나요?
Fair question. Design is done and the build is on track. What I can't confirm yet is the QA schedule.좋은 질문이에요. 디자인은 끝났고 개발도 계획대로입니다. 아직 확인이 안 된 건 QA 일정이에요.
So when will you know?그럼 언제 알 수 있죠?
I'll check with QA this afternoon and message you by 10 tomorrow, either way.오늘 오후에 QA 팀에 확인하고, 내일 10시까지 어느 쪽이든 메시지 드릴게요.
“either way”가 핵심입니다.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알리겠다는 약속이라 숨기는 말로 들리지 않습니다.
06미룬 뒤
미룬 말은 회의가 끝난 직후 글로 한 번 더 남깁니다
미룬 사람이 가장 쉽게 놓치는 것은 스스로 정한 시점입니다. 회의 직후 짧은 메시지로 무엇을 언제까지 보낼지 적어 두면, 상대에게는 기록이 되고 나에게는 마감이 됩니다.
말로 한 약속은 회의록 한 줄이나 기억에만 남고, 시점을 붙였어도 사람은 잊습니다. 내가 먼저 글로 보내면 상대에게는 확인이, 나에게는 마감이 생깁니다.
- To
- Chris
- Subject
- Follow-up on the launch date
인사·용건Hi Chris, following up on your question about the launch date.
지금 아는 것Design is done and the build is on track. The open item is the QA schedule.
약속I'm checking with QA this afternoon and will send you a confirmed answer by 10 a.m. tomorrow, Seoul time.
끝인사If anything changes before then, I'll let you know right away.
세 번째 줄이 핵심입니다. 확인할 곳, 보낼 것, 시점이 한 문장에 들어 있어서 상대는 내일 오전까지 기다리면 된다는 것을 압니다.
약속한 시점에 답이 아직 없다면 침묵하지 말고 시점 안에 먼저 알립니다. 늦는 것보다 말이 없는 것이 더 나쁩니다.
- Quick update: I'm still waiting on QA. I'll have an answer for you by noon tomorrow.간단히 알립니다. 아직 QA 팀 답을 기다리는 중이고, 내일 정오까지 답을 드리겠습니다.확인이 아직 안 끝났을 때
- I know I said today. I need one more day, and I will confirm by 10 a.m. tomorrow.오늘 드리겠다고 했는데 하루만 더 필요합니다. 내일 오전 10시까지 확정하겠습니다.약속한 시점을 못 지킬 때
시간을 버는 말은 도망이 아니라 예약입니다. 언제 답을 가지고 돌아올지가 들어 있어야 상대가 그 자리를 비워 둡니다.
갑자기 받는 질문은 혼자 연습하기 어렵습니다. 프렌글은 원어민 강사와 Google Meet로 1:1로 말하는 수업이라, 예상 못 한 질문을 받고 미루는 문장을 말해 볼 수 있습니다.
아래 항목은 진단 도구가 아니라 갑작스러운 질문 앞에서 내가 어떻게 하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는 목록입니다.
갑작스러운 질문 앞에서 나는 어떻게 하나
0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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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다음 연습으로
이번 주에는 시점이 들어간 문장 하나를 적어 두기
다음 회의에서 받을 만한 질문 하나(일정, 예산, 담당 중 하나)를 고르고, I don’t have … yet, so I’ll … and send it to you by … 문장의 빈칸을 채워 한 줄 적어 두세요. 빈칸은 마지막 칸, 요일과 시각부터 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QFAQ
자주 묻는 질문
Q.영어 회의에서 답을 모를 때 가장 먼저 뭐라고 말하나요?
모른다고만 하지 말고 지금 내게 없는 것과 언제 알려 줄지를 함께 말합니다. 예를 들어 “I don’t have that number in front of me. Let me confirm and send it to you by 3 p.m.”처럼 말하면 됩니다.
Q.“Let me get back to you”라고 했는데 답이 늦어지면 어떻게 하나요?
약속한 시점이 오기 전에 먼저 알립니다. 아직 답이 없다는 사실과 새로 정한 시점을 한 번에 말하세요. “I need one more day, and I will confirm by 10 a.m. tomorrow.”처럼 쓰면 됩니다.
Q.“That’s a good question”을 계속 써도 되나요?
자연스러운 말이지만 매번 쓰면 시간을 끄는 말로 들릴 수 있습니다. 바로 뒤에 질문을 되받는 문장이나 범위를 묻는 질문, 또는 시점이 있는 약속을 붙이면 시간 벌기가 아니라 답의 시작이 됩니다.
Q.상사가 지금 바로 답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추측한 숫자 대신 범위와 확정 시점을 나눠 줍니다. “I can give you a ballpark now and a firm number by Friday.”처럼 지금 줄 수 있는 것과 나중에 줄 것을 구분하면 압박 속에서도 정확성을 지킬 수 있습니다.